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대구 수성구 수성알파시티를 찾아 입주기업인 스피어AX 융복합관제센터에서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CCTV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5.11.1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한 '1인 1표제' 도입 의견수렴 투표가 20일 마무리된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등가성을 확보해 당원 주권을 강화하겠다는 게 공식적인 취지다.
하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투표 결과보다 정 대표의 의도를 해독하는데 쏠리는 모습이다. 제도를 손보는 차원을 넘어, 정치적 입지 확보와 당권 재도전을 내다보고 운동장을 새로 닦는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6시까지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전 당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대의원·권리당원1인 1표 찬성 여부 △경선 후보자 4인 이상인 경우 예비경선에서 권리당원 100% 투표 시행 △광역의원·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 순위 선정에 권리당원 투표 도입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
쟁점은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때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 '20대 1 미만'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이다. 지역 조직과 연결된 대의원의 영향력을 줄이고, 권리당원 중심으로 당 의사 결정 구조를 옮기기 위해서다. 당 지도부는 대다수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예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당원 목소리 강화로 우군 확보?…투표 시기 논란도
정치권에서는 이번 개편이 정 대표의 정치적 셈법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정 대표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차기 당권 경쟁이나 정치 행보에서 확실한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같은 관측은 "딴지일보가 민심"이라는 정 대표의 최근 발언과 맞물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정 성향이 뚜렷한 온라인 커뮤니티 여론을 전체 당심으로 일반화하는 인식이, 결과적으로 강성 지지층이 과대 대표되는 제도 개편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 4개국 순방을 위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며 공군1호기로 이동하고 있다. 2025.11.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대의원제의 취지는 과도하게 특정 지역에 배치된 표심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각 지역을 대표하는 대의원을 육성해 그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게 하자는 것"이라며 "(1인 1표제 추진은 결국) 지방선거 공천권부터 당대표 경선까지 전부 연관돼 있지 않나. 자기 정치를 넘어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을 두고 당은 '정치적 해석'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 대표가 지난 대표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던 당원주권 강화 공약을 이행하는 절차"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차기 당권 포석용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확대 해석'이라며 일축했다.
투표 시기도 정 대표의 독자 행보 논란을 부채질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순방 기간에 당의 권력구조를 바꾸는 의견 수렴을 추진한 것을 두고 당 내부에서도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의견 수렴을 하자는 것인데 대통령 일정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오후 발표될 결과는 '정청래 체제'의 색깔을 더욱 분명하게 만들 전망이다. 정 대표는 확인된 여론을 동력 삼아 당헌·당규 개정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팬덤 정치'의 제도화라는 비판을 뚫고 실제 당헌 개정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 당내 균열 조짐이 드러나지 않을지가 향후 변수로 꼽힌다.
liminalli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