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SBS라디오에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SBS 유튜브 갈무리)
한 전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믿고 폭주하고 있다. 어떤 식의 잘못을 하더라도 국민의힘 쪽에서 ‘윤어게인, 계몽령 등 계엄이 정당했다는 식의 메시지가 나오면 모든 이슈가 그냥 끝나버린다”고 우려했다.
그는 “’민주당이 폭주했기 때문에 한 거다‘는 계엄 정당화 논리로 가면 절대 안 된다. 국민들이 용인하지 않고, 그래서는 민주당 폭주를 견제할 수 없다”며 “국민들께서 오케이 하실 때까지 사과하고 사과하고 사과해서 계엄의 바다를 건너고, 국민들이 원하는 민주당 폭주를 제어하고 견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계엄을 예방하지 못한 죄보다 어쩌면 계엄을 반성하고 극복하지 못해서 민주당 폭주를 막지 못하는 것이 더 큰 죄일 수 있다”며 “우리가 그런 죄를 지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장동혁 대표체제와 관련해 “지도부의 많은 분들이 ’싸우자. 싸우자‘ 이렇게 얘기한다”며 “그런데 계엄을 정당화하고, ’윤어게인‘ 하고, ’계몽령‘ 이 한마디만 나오면 모든 싸움에서 우리는 패배한다. 그것이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제 김현지 이슈가 터졌다. 대단한 이슈고 국민을 위해선 우리가 결기를 갖고 맞서야 될 이슈였다”며 “그런데 ’계엄이 정당했다‘는 메시지 한 방에 그냥 끝나버렸다. 이런 식으로 가선 우리의 역할을 할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이제 더 이상 계엄 정당화, 윤어게인, 계몽령은 없어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의힘의 대다수 정치인들, 그리고 지지자들의 생각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 대표 등 당지도부가 ’반성 아닌 옹호‘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당의 마음이 꼭 당대표의 입장에 따라가는 그런 왕정 같은 것은 아니다”며 “결국 지금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총의를 모아가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정치인 대다수가 계엄을 사과하고, 미래로 가고, 퇴행의 길로 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1주기인 전날 계엄을 옹호하는 옥중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선 “잘못된 주장이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윤 전 대통령이 처한 상황은 대단히 안타깝지만, 계엄이 정당했다면 법정에서 부하들에게 그렇게 책임을 떠넘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엄이 정당했다면, ’이건 정당하니 내 책임이다‘ 이렇게 말씀하셔야 되는 것이다. 계엄이 정당했다고 밖에다 선동하면서 법정에서는 ’체포 지시 몰랐다‘는 등의 세세한 공방을 벌이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비상계엄 이후 그 이유에 대해 지난 1년 간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다는 한 전 대표는 결국 답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이재명 당대표는 몇 달만 있으면 줄줄이 유죄 판결로 죗값을 치르고 정치무대에서 사라질 게 예정돼 있었다”며 “그걸 계엄이 망쳤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여러 가설을 해봤는데 전후 맥락들이 앞뒤가 잘 안 맞았다”며 “이유에 대해 생각을 더 하기보다는 그냥 미래를 생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와 관련된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수사 개입‘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선 “제가 장관일 당시엔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았다”며 “저는 외압이 통하지 않는 검사였기에 장관이 됐다고 검사들에게 외압을 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모든 정권은 법무부 장관에게 이런 걸 바랃나. 불법 항소포기 시킨 이재명정권, 정성호 장관처럼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며 “그런 식의 행동은 결국 정권을 위험하게 만든다. (장관 시절) 그런 생각을 해서 그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내란은 현재진행중‘이라는 발언과 관련해선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며 “저는 이재명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앞장서 싸우는데 그러면 내란인가? 내란의 정의 자체를 이재명 스스로가 내린다는 것은 윤 전 대통령이 한 불법 비상계엄과 사실상 궤가 같다”고 맹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