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은 국내, 美 수요는 미국에서"…與 첫 핵잠 세미나 열어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2월 04일, 오전 11:14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핵추진 잠수함 건조 거점을 두고 다양한 의견과 해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여당 국회의원이 주최하는 핵잠 관련 세미나가 처음으로 열렸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4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성공적인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위한 한미 조선협력 추진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가장 부각된 단어는 ‘투트랙 전략’이다. 한-미 양국의 안보, 산업적 관점에서 공동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한국 핵잠은 국내에서 건조하되 미국이 원하는 잠수함은 미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투트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미국 핵잠 사업에 우리나라가 모듈, 부품 등을 공급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미국-AUKUS 잠수함 생태계에 들어가며 한미동맹 강화, 기술력 고도화, 조선산업 수익 제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핵잠은 국내 추진 사업과 다른 ‘고농축-초대형’ 체계이며, 한국형 핵잠은 ‘저농축(20% 이하 우라늄)-중형급’ 잠수함으로 이미 상당 기간 개념설계 등이 진행돼 상당한 기술 축적이 이뤄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승찬 의원은 환영사에서 “핵잠 확보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우리나라 조선산업과 지역경제의 성장이라는 방향성도 중요하다”며, “국내 건조냐 해외 건조냐하는 이분법적 틀에서 탈피해 가장 합리적인 건조 방안을 찾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미나는 3개 부문 기조발제에 이은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기조발제는 △한국 핵잠 개발 추진 경과와 전망 △미국/AUKUS 잠수함 시장 분석 및 한/미의 핵잠 건조 기술의 장단점 비교 △안보, 경제성 등 국익 관점 합리적 건조 방식이 검토됐다.

한국기계연구원 정일식 국방기술연구개발센터장은 ‘한국 핵잠 개발 추진 경과와 전망’을 주제로 한국형 핵잠 개발 관련 현황을 진단하고 ‘핵연료 확보’ 등 한국형 핵잠 기술의 완성과 도약을 위한 ‘동맹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방사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 출신인 에스앤에스이앤지㈜ 류성곤 상무는 잠수함 분야가 ‘K-방산’의 수출 바통을 이어받기 위해서는 미국·AUKUS가 운용 중인 ‘버지니아급’ 대형 핵추진 잠수함 시장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안보실 방위산업담당관을 지낸 법무법인 율촌의 최용선 수석전문위원은 국내·미국 건조 옵션 모두 기술·규제·비용·일정 측면에서 각각의 특징이 있는 만큼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24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조발제에 이은 종합토론에서는 한국국방연구원 유지훈 박사,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문주현 교수, 대한민국잠수함연맹 윤정상 부회장이 참여해 안보, 경제, 기술, 국내 조선산업 영향성 측면에서 최적의 건조 방안을 찾기 위한 토론을 이어 나갔다.

토론자들은 최근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통한 미국의 조선, 함정산업 재건이라는 전략에 부합하면서도 한미동맹, 한국 조선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조선소를 활용해 생산력을 극대화하는 데 일조하면서 한국형 핵잠 사업 추진을 병행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적합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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