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참 길다" 李대통령 폭풍질타에 인천공항사장 "걱정되는 건"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2월 14일, 오후 02:4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공개적으로 질타를 받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SNS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 사장은 14일 SNS를 통해 “지난 금요일 이후 주말 동안 수도 없이 많은 지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 대통령님의 저에 대한 힐난을 지켜보신 지인들에게는 아마도 ‘그만 나오라’는 의도로 읽힌 듯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인천공항에는 세계 최고의 항공 전문가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금요일의 소란으로 국민께 인천공항이 무능한 집으로 오인될까 싶어 망설이다 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금요일 국토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대통령님으로부터 ‘써준 것만 읽는다’, ‘임기가 언제까지냐?’, ‘업무 파악도 못 한다’는 등의 힐난을 당한 것은 두 가지”라고 짚었다.

그는 “(당시 이 대통령의) ‘외화 밀반출과 관련해 책갈피에 숨긴 100달러짜리 여러 장을 발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저는 당황했고 실제로 답변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법 외화 반출은 세관의 업무이고, 인천공항공사의 업무는 칼, 송곳, 총기류, 라이터, 액체류 등 위해품목 검색”이라며 “제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인천공항을 30년 다닌 인천공항공사 직원들도 보안검색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책갈피 달러 검색 여부는 모르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걱정스러운 것은 그 일로 온 세상에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님께서 해법으로 제시하신 100% 수화물 개장 검색을 하면 공항이 마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세관과 좋은 방안이 있는지 협의하겠다”고 했다.

이 사장은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입찰과 관련해선 “대통령님은 후르가다 공항의 수요, 전망 등을 질문하셨는데 저는 구체적인 답변을 못 드리고 공항 입찰이 나올 것을 대비해 입찰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라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님은 모든 것을 알고 싶으셨겠지만 아직 입찰도 안 나온 사업에 대해 수요 조사 등을 할 수 없는 사항이고, 저도 아직 보고를 못 받았다”며 “입찰 공고가 나오는 대로 예산을 투입해 수요 전망을 비롯해 입찰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타당성이 있다면 수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이 사장에게 “참 말이 기시다. 가능하냐, 하지 않냐를 묻는데 왜 자꾸 옆으로 새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이 사장에게 “1만 달러를 해외로 갖고 나가지 못하게 돼 있는데,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서 (외국으로) 나가면 안 걸린다는 데 실제 그러냐”고 물었다.

이 사장이 “저희는 주로 유해 물질을 검색한다. 업무 소관을 다르지만 저희가 그런 것을 이번에도 적발해 세관에 넘겼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거듭 채근하다가 공개 질타했다.

결국 이 사장은 “실무적인 것이라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세관과 대응 방안을 협의해보라는 자신의 말에 이 사장이 즉각 답하지 않자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시냐”라며 임명 시기와 임기를 물은 뒤 “(임기가) 내년까지냐. (임명된 지)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 파악을 정확하게 하고 있지 않은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사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질타는 인천공항공사의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개발 사업 부분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해당 사업의 진척도 질문에 이 사장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자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 (자료에) 쓰여있는 것 말고는 아는 게 하나도 없다. 됐다”고 쏘아붙였다.

이 사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 2023년 6월 임명된 기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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