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여권 인사들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정치권을 덮친 가운데 야권이 이를 정조준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모두 해당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대여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당이 이번 통일교 의혹을 통해 연대의 물꼬를 트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예정에 없던 현안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통일교 특검 도입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며 "권력 앞에 멈춰선 수사,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정의를 그대로 두고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중기 특검은 1999년 특검 제도 도입 이후 최악의 특검으로 기록될 전망"이라며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권 인사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선 소환조사도 하지 않았고 압수수색도 없이 무려 4개월을 흘려보냈다. 민 특검을 수사하는 특검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검 추진을 위한 개혁신당과의 협의 가능성을 두고는 "개혁신당이든 조국혁신당이든 어떤 원내대표와도 만날 용의가 있다"며 "어떤 식으로 법안을 만들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기 때문에 답을 정해놓고 접촉할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도 통일교 의혹을 대여 투쟁 명분의 정점으로 보고, 집중 공세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간 당 안팎에선 대장동 항소포기 사건 및 '김현지 실세설' 등 여러 현안에 대한 메시지가 혼재돼 전달력이 떨어진단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도부 관계자는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모두 통일교 관련 의혹을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개혁신당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최근 통일교 의혹에 연루된 거대 양당을 제외한 '제3당 추천' 특검을 제안했다. 민주당 인사에 대한 특검 추천은 개혁신당이, 국민의힘 인사에 대한 추천은 조국혁신당 등이 하는 식이다. 국민의힘은 앞서 여야를 막론한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성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안이기도 하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통일교 게이트 진상을 여야 불문, 권력의 눈치 없이 밝혀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제3지대 추천 특검뿐이다"며 "국민의힘은 이미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제 남은 것은 민주당의 선택"이라고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10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5.10.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일단 양당은 특검법 공동 발의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지선 연대 행보라는 분석에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이르면 이번 주 양당이 특검법을 공동 발의할 가능성도 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통일교 특검) 그 이후 단계에 대해선 이번 상황이 정리되고 난 다음에 얘기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대표도 같은 날 KBS 라디오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지난 총선 때도, 지난 대선 때도 (연대) 안 한다고 했는데 끝까지 안 믿더라. 근데 안 했다"며 "제가 국민의힘에서 대표까지 했던 사람인데 저 집의 숟가락 개수까지 다 알고 있다. 한번 본 맛을 또 볼 필요가 있을까"라고 일축했다.
다만 내년 초 지선 후보등록일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양당 모두 함구할 뿐이지 물밑 접촉을 이어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양당이 후보 등록 직전 깜짝 연대를 통한 '컨벤션 효과'를 꾀할 수 있단 취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미리 알리면 관심도만 떨어진다"며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서로 아는 사람도 많아서 여러 얘기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s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