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필버'→통일교 특검 공세로…"野공조·국힘도 대상"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2월 14일, 오후 07:02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민의힘이 ‘통일교 의혹’을 계기로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한다. 더불어민주당의 ‘8대 악법’ 본회의 통과 저지에 주력하던 데에서 여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압박에 나서면서다. 이 과정에서 야당도 특검 대상이며 개혁신당을 포함한 어느 당과도 뜻을 모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송언석(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민중기 특검의 인권침해·편파 수사 의혹에 대해 각각 특검 도입을 제안했다. 민중기 특검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이다. 송 원내대표는 “민중기 특검이 그동안 뭉개고 있었던 통일교 민주당 정치자금 의혹 규명을 위한 통일교 게이트 특검이 꼭 필요하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현 정부 핵심 인사들을 둘러싼 접촉, 금품 수수 의혹이 연일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그간 본회의 과정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민주당 법안 처리 저지에 주력하던 모습과는 다른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사법 개혁이라며 밀어붙이는 법안 등을 ‘8대 악법’이라며 모든 법안에 대한 무제한 반대 토론을 통해 사실상 ‘지연 통과’에 주력해왔다. 필리버스터는 시작 24시간 이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종결될 수 있어 민주당은 24시간이 지나면 필리터스터를 투표로 끝내고 법안 처리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하루에 본회의 통과 법안을 1개로 막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수세에서 특검 공세로 전환하면서 야권의 공조 가능성과 국민의힘에 대한 수사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특검법 발의를 위한 개혁신당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개혁신당이든 조국혁신당이든 어느 원내대표와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특검 칼날이 국민의힘을 향할 위험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통일교와 금품 수수 의혹이 있었다고 보도된 여러 사람이 있다”며 “그분들 전체를 수사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개혁신당과의 통일교 특검 공조는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해외에서 복귀하는 16일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원내대표 대 원내대표로 얘기할 사항이라 그때부터 ‘특검열차’는 가시적으로 굴러갈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도 이날 “물리적으로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국내에 없는 거 같아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와 천 원내대표는 지난주 주말 직전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당은 야당 공세전환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수사가 시작된 현 시점에서 야당의 특검 요구는 판을 키우려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면서 “경찰이 신속하게 의혹을 밝혀낼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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