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군이 지난 11월 한 달 동안 군사분계선(MDL)을 10차례나 침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MDL 인근에 지뢰를 매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합참 관계자는 19일 “북한군이 11월부터 강원도 고성 지역에서 불모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고성 일부 구간은 MDL이 북측으로 뾰족하게 형성돼 있어 북한군이 이동 과정에서 침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군은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총 16차례 MDL을 침범했다. 특히 지난달 4일부터 23일까지는 이틀에 한 번꼴로 침범이 발생해 11월에만 10차례 MDL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강원 고성이 6회로 가장 많았고, 경기 연천 3회, 강원 화천 1회 순이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MDL 침범에 대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했다. 모든 사례에서 북한군은 즉각 퇴거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경고사격 없이 경고방송만 실시한 경우도 4차례 있었다. 이 역시 북한군이 경고방송 직후 철수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이 도발해도 경고사격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우리 군은 MDL 침범을 포함한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 행위에 대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고, 작전 수행 절차 역시 변경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남북 두 국가’ 기조를 공식화한 이후 지난해 초부터 국경 단절 조치를 명분으로 비무장지대(DMZ) 내 철책선 설치와 지뢰 매설 작업을 확대하면서 MDL 침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달 17일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MDL 기준선 설정을 논의하는 군사회담을 북한에 제안했으나, 북한은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북한군의 MDL 침범은 4차례 더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