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을 한반도 평화공존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한 업무계획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정 장관은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한반도를 위해서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 관계’로 바꿔 나가야 한다”면서 “만 7년째 지속된 남북관계 단절의 벽에 ‘바늘 구멍을 뚫기’ 위한 노력을 집중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이 제시한 5대 중점 추진 과제는 △북미·남북 대화 재개와 평화 공존 제도화 △새로운 교류협력을 위한 창의적 접근 모색 △접경지역 평화 구축과 민생경제 활성화 △분단 고통 해소와 인도적 현안 해결 △평화·통일 공감대 형성을 위한 경청 및 국민 참여 확대다.
우선 정 장관은 이 대통령이 언급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위해 한반도 평화특사를 임명하고 미국에 대해서도 북한 문제를 전담할 대북특별대표 지명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한미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러시아는 물론 일본과의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관적인 평화공존 메시지를 발신하는 가운데 여건을 보아가며 남북대화를 제의하고,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조치를 지속 추진하는 가운데 보건의료 등 민생협력 방안과 남북·다자경협 추진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며 “남북간 우발적 충돌 방지 및 현안 논의를 위한 판문점·군 연락채널 등 남북 연락채널 복원을 우선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야심차게 개장한 원산갈마지구에 평화관광을 추진할 방침이다. 먼저 재외동포들의 개별관광을 시도하고 이후 남·북·중 환승관광을 실시한 후, 우리 국민의 관광을 추진하겠다는 게 통일부의 생각이다. 최종적으로는 우리 국민이 속초에서 배를 타고 원산으로 바로 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또 북한을 통과하는 서울-베이징 고속철도 구상도 제시했다. 평양과 신의주를 잇는 224㎞ 구간과 개성과 평양을 잇는 186㎞ 구간 등 총 410㎞의 철도를 놓겠다는 목표다.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 확장과 동북 3성 경제 활성화 수요에도 부합하며 북한의 고속철도 건설 희망 의사와도 맞물리는 계획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감염병 대응, 군 단위 병원 현대화 등 보건의료 협력과 자연재해 신속대응을 위한 위성기반 재난공조체계 등을 토대로 북한과 평화 교류를 시도하겠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같은 구상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충돌할 여지가 있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해 “북한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북 제재는 실효성을 상실했다”면서 “남북 간 다자 간 교류 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재 완화를 협의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정 장관과의 면담에서 제재 준수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산가족이나 납북자, 억류자 등 인도적 문제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비전향 장기수 송환 방안도 모색할 방침이다. 통일부는 취업·창업 등 자립·자활 역량 강화 및 심리상담 등을 통해 북한이탈주민 자살률 감소 및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안착을 지원하고, 사회통합적 관점에서 ‘탈북민’ 명칭을 ‘북향민’으로 바꾸는 방안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아울러 통일부는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형성하기 위해 ‘통일교육지원법’을 개정하고 사회적 대화 기능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신문과 북한 방송 등 북한 자료에 대한 국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법적 기반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현재 북한 노동신문을 국민에게 못 보게 막는 이유가 뭐냐. 우리 국민이 북한의 선전전에 넘어가서 ‘빨갱이’가 될까봐 그런 것이냐”면서 “북한 매체를 보면 오히려 우리 국민들이 북한 실상을 정확히 이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