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중징계' 두고 국힘, 집안싸움 격화…윤리위원장 인선 분수령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2월 19일, 오후 05:12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민의힘이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당 당무감사위원회의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 권고를 두고 계파간 갈등이 연일 격화하고 있다. 당무감사위 권고를 받아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할 당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당내 갈등이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왼쪽부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 대표(사진 = 이데일리DB)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2년 당원권 정지 권고 결정과 관련 “우리가 소수 정예가 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단일 대오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당원들 전체의 뜻과 너무 다른 이야기, 당원들을 모욕하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에 대해서는 강력한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예찬 부원장은 한 전 대표 가족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당무감사위 감사를 두고는 “한 전 대표가 언론에 관심을 받고 팬덤이 있다고 해서 명백한 잘못이 있는데 그냥 묻지 말고 덮어주자라는 게 통합이나 당이 나아갈 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는 “자신과 가족 문제에는 곧 죽어도 사과와 반성 안 하는 한동훈이 남들에게 손가락질하며 사과와 반성 운운할 자격이 있나?”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반면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와 장동혁 대표를 향해 “호재들(통일교 특검, 내란전담재판부 논란)이 쌓여 있는데 저에 대한 중징계와 한 전 대표에 대해 공격을 하겠다는 얘기가 모든 언론의 중심이 돼 버렸다”면서 “도대체 당 대표로서 당이 호기를 맞고 있을 때 왜 상대 당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자기 당 사람에 대한 공격을 통해서 물을 흐리고 구멍을 뚫어서 전열을 흐트러뜨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상원 전 당 윤리위원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정당이 말을 탄압하기 시작하면 히틀러로 똘똘 뭉친 나치당이 된다’)을 거론하며 “장동혁 대표님, 혹시 히틀러처럼 되고 싶은 겁니까?”라며 “대한민국 주류세력인 보수가 어쩌다 깜냥도 안되는 사람들이 쥐고 흔들며 히틀러 흉내내는 정당이 돼가는지 한숨이 나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갈등은 김 전 최고위원 중징계안을 심의·의결할 당 윤리위원장 선임 결과에 따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앞서 여 전 윤리위원장은 임기를 두 달 앞둔 지난달 돌연 사퇴해 윤리위원장직이 공석이다. 국민의힘은 원래 12월 초에 당윤리위원장을 인선할 예정이었지만 늦어지고 있다. 여 전 윤리위원장은 ‘해당행위’ 의혹을 받은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해 무혐의를 내려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윤리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의 3분의 2 이상을 당외 인사로 임명해야 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계속 이렇게 가다가 윤리위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상황은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윤리위원장이 임명될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이었던 도태우 변호사 등 강성 친윤(친윤석열)계 인사가 윤리위원장에 임명되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당은 선을 그은 상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당원인 도태우 변호사는 전혀 추전받은 적도 없고 따라서 논의한 적도 없다”면서 “그래서 거론되는 거 자체가 의아한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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