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부드러운 환경에서 할 수 있게 노력할 것”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를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공무라는 게 관심을 받지 않으면 문제가 생겨서 국민께서 관심을 가지라고 재밌게 하다 보니까 대통령으로서 권위도 품격도 없다는 비난이 있지만, 세상의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점이 잃는 점이라면 관심도를 제고한 것은 성과”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6개월 후 업무보고를 다시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제가 6개월쯤에 (업무보고를) 다시 하려고 한다”며 “예상된 방향으로 하면 잘 안 된다. 다른 방식으로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고회라고 하는 게 긴장되고 그럴 수 있지만, 다음에는 좀 더 부드러운 환경에서 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했다.
각 부처 장·차관과 실무자들이 대통령과 정책 관련 질의를 주고받는 모습이 7일간 생중계되면서 ‘잼플릭스(이재명+넷플릭스)’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오늘 업무보고 시청률이 높지 않을까 싶다”며 “넷플릭스보다 더 재밌다는 설도 있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실제 대통령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생중계 업무보고 영상은 대부분 조회수 10만회를 웃돌았고 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 영상은 최대 24만회를 기록했다.
이번 업무보고가 화제를 모은 배경에는 대통령의 직설적인 발언이 자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왜곡·허위 보고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는 한편, 성과를 낸 공직자를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채찍과 당근을 병행했다. 그는 “모르면 모른다고 하라”, “모르는 걸 아는 척하면 판단이 왜곡된다”고 말하며 보고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정직성을 강조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당시 국민신문고를 신속히 개설한 식약처 직원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대응을 평가하기도 했다.
탈모 치료제와 생리대 가격 등 국민 생활과 맞닿은 이슈도 직접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 문제와 관련해 “예전에는 미용으로 봤지만 요즘은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며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생리대를 예로 들며 “우리나라 생리대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39%가량 비싸다고 한다”며 시장 구조와 담합 여부에 대한 점검을 주문했다.
◇ 전문가들 “투명성 성과에도 운영 정교화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운영 방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정책 집행 과정은 충분한 사전 검토와 숙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즉각적인 지시나 개별 사안 중심 논의가 부각될 경우 국정 우선순위가 흐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정 운영의 큰 방향과 핵심 과제에 대한 설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공개된 자리에서 관료들이 대통령의 반응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문화가 굳어질 경우 행정 효율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