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어게인!" 문자 폭탄 받는 국힘 청년최고위원…"그럴 땐 윤스톱! 답장해요"

정치

뉴스1,

2025년 12월 28일, 오전 06:00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윤어게인!" "윤 스톱!"
"윤어게인!" "냉수 먹고 정신 차리십쇼"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의 휴대전화는 늘 강성 지지층의 '비난' 문자로 가득 차 있다. 보통의 정치인이라면 무시하고 넘길 수도 있지만 우 최고위원은 그렇지 않다. 설득의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다.

우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만나서 설득해야 하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며, 제대로 된 정보를 주는 것이 의무다"라며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오해가 풀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강성'이라고 평가받는 장동혁 지도부 내에서 우 최고위원은 '화합파'로 분류된다. 당의 외연 확장을 두고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는 "중도 확장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려면 전통 지지층이 양보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당이 잘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편으로 사람을 끌어올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여당과의 투쟁에 있어서는 '투사(鬪士)'에 가깝다. 법 테두리 안에서 가용한 모든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우 최고위원의 지론이다. 국민의힘이 여당이었던 시절부터 '비쟁점 법안 필리버스터'를 주장해 왔을 정도다.

그는 "아직 당이 여당 같다. 민주당이 어떤 부분을 아프게 느끼는지 고민해야 하는데 아직 분석이 약하다. 민주당의 어떤 부분에서 아프게 느끼는지 분석해야 한다"며 "국회법을 샅샅이 뒤져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아야 한다. 사고의 틀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연금개혁이 청년이 불리하다고요? 모르면 공부하고 알 때까지는 좀 입 다물고 있으십시오' 게시글을 언급하며 유감을 표하고 있다. 2025.4.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다음은 우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장동혁 지도부에 입성한 지 4개월이 됐다. 목표는 얼마나 달성했는지.
▶저는 화합파다. 강성인 사람도, 변화를 바라는 사람도 함께 옳은 방향으로 가자고 노력하고 있다. 성과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김종혁 당협위원장의 징계와 당원 게시판 사건이다. 어떠한 형태로든 같이 가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아쉽다.

-지도부 내에서 최고위원 우재준의 역할은 무엇으로 규정하는지 궁금하다.
▶연결고리다. 장동혁 대표의 기본적 노선은 존중해야 하지만 장 대표도 당의 내부 목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이야기를 지도부에 전달해 줘야 한다.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지지자도 적극적으로 소통한다고 하는데
▶하루에 1천 건이 넘게 올 때도 있다. 일정이 끝나면 답장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윤어게인(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성지지층의 구호)!" 이렇게 대뜸 보내는 분도 계시는데 그럴 땐 "윤 스톱!"이라고 답장했다. 오늘 시험이라고 보내는 학생도 있었다. 그럴 땐 "'윤 스톱'을 외치면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보냈다(웃음).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있나.
▶저도 사람이다 보니 기분이 나쁠 때도 있지만 설득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정보를 주는 것이 정치인의 의무다. '윤어게인' 집회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분들도 실제 만나봤는데, 막상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모든 부분은 아니지만 오해가 풀리는 지점이 있다.

-윤어게인 등 소위 강성 지지층은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가
▶윤 전 대통령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을 너무 폄하할 필요 없다. 다만 공과를 같이 다뤄야지 잘못이 없다고만 하면 다른 이들을 끌어오기 어렵다. 부정선거론자와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선거 관리는 엄격하게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부정선거를 주장할 증거는 없다. 국민들에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표를 받지, 부정선거를 말하면 잘못이 없어서 진 것처럼 비친다. 이러한 전략적인 측면을 말하려 한다.

-당 안팎에서 당의 투쟁을 강조한다.
▶아직도 여당같다. 민주당이 어떤 부분을 아프게 느끼는지, 어떻게 해야 우리가 얻어낼 수 있을지 똑똑하게 싸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분석이 약하다. 우리가 집회도 많이 하지만 민주당이 이를 두려워할 것 같지는 않다.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사고의 틀을 깨야 한다. 민주당이 지난 정권에서 29차례나 탄핵할 것이라고, 예산 삭감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 했다. 국회법을 샅샅이 뒤져보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아야 한다. 민주당이 무엇을 하는지 모니터링해야 해야 한다. 가령 요즘 대통령실에서 환율 이야기가 잘 안 나오고 있는데, 우리가 기재위원장을 갖고 있으니 매주 관계부처 장관을 불러 점검 회의를 하면 된다. 107명이 소수 같지만 그렇지 않다.

-필리버스터도 강조하고 있다.
▶여당이었던 지난해부터 비쟁점 법안도 필리버스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에서 제가 가장 먼저 말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24시간마다 들어와서 정리해야 하니 많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실제로도 그렇다. 민주당이 부담을 느낀다면 하는 것이 맞다.

-투쟁이 동력을 얻으려면 당의 지지율도 중요하다. 중도 확장을 두고 말이 많은데.
▶중도 확장은 전통적인 지지자 입장에선 양보가 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계엄 사과를 원치 않아도 중도 확장을 위해선 필요하다. 그러나 그러지 않는다고 해서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당이 잘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우리 편으로 사람을 끌어올 수 있다. 장동혁 지도부도 후자 쪽에 힘을 싣고 있는데 그 방향을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다. 장 대표가 필리버스터로 초인적인 모습을 보이니 국민도 관심을 갖고 본다.

-국민의힘이 앞으로 어떤 이슈를 선점해야 하나
▶민생이다. 물가, 환율, 미래 성장 동력까지 살펴야 한다. 우리가 더 많은 대안을 내야 한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성공하게 만들자는 게 당의 기조다. 우리 당은 매력적인 자산을 많이 갖고 있다.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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