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통합 넥타이’ 매고 청와대 첫 출근…1330일 만에 복귀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2월 29일, 오후 05:34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퇴임한 이후 1330일 만에 이뤄진 복귀로,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 이전을 이유로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한 지 3년 7개월 만이다.

◇ ‘통합 넥타이’ 맨 李…차담회·위기관리센터 방문 등 소화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대통령실 이전 작업이 마무리된 청와대 본관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전용 차는 이날 서울 용산 한남동 관저를 출발해 오전 9시 13분께 청와대 정문을 통과했다. 본관 앞에 하차한 이 대통령은 검은색 코트에 빨간색과 흰색, 남색이 섞인 줄무늬 넥타이를 맸다. 소통과 통합의 의미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앞에 마중 나온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권혁기 의전비서관에게 “왜 나와 있어요? 아, 이사 기념으로?”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곧장 참모들과 본관 2층으로 이동해 ‘아침 차담회’를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아침 차담회를 주재하며 참모들에게 주요 현안과 업무보고를 받았다. 올해 역대 최고의 수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경제수석실 보고에 이 대통령은 경제 성장의 성과가 중소기업과 서민에게 흘러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지시했다. 민정수석실이 마약 스캠과 온라인 도박,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할 초국가범죄 태스크포스(TF)의 출범 보고를 받은 후, 이 대통령은 보이스피싱 감소 현황을 함께 국민에게 잘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과거 ‘내란 옹호’로 문제가 된 부분과 관련해 후보자가 직접 소명하고 단절의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통합 등의 의미로 이혜훈 후보자를 지명한 것과 관련해 내부에서 격렬한 토론을 통해 접점을 만들고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아침 회의 후 청와대 첫 복귀 일정으로 국가위기 컨트롤타워인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안보 및 재난 관련 분야 시스템을 점검했다. 청와대 지하 벙커로 알려진 국가위기관리센터는 1976년 처음 건축돼 2003년 화생방 방호 기능을 구축했으며, 이번 청와대 복귀를 계기로 시설을 정비했다는 게 강유정 대변인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복귀를 위해 짧은 기간 동안 시설 개선 공사를 진행하며 안보와 재난 관련 시스템을 중단 없이 가동한 국가위기관리센터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위기 상황 점검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여러분의 손에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달린 만큼, 365일 24시간 철저히 근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비상 집무실을 살펴보며 “쓸 일은 거의 없겠죠”라고 물었고, 경호처장은 “안보 이슈 대응을 위한 NSC 훈련 때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답하며 함께 동선을 파악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위기관리센터 시찰 이후 여민1관 집무실에서 주한 베냉 공화국 대사 내정자에게 아그레망을 부여하는 등 첫 일정을 소화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이 아닌 ‘백성과 함께 한다’는 뜻의 여민관을 집무실로 택한 것은 국민과 함께 국정 운영의 과정을 함께하겠다는 국민주권 정부의 국정 철학을 보여준다”면서 “이재명 정부는 청와대 복귀를 통해 과정이 투명한 일하는 정부를 표방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를 회복하며, 세계가 찾는 외교·안보의 중심으로 거듭나 국민께 효능감을 드리는 이재명식 실용주의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 룸 등이 있는 청와대 내 춘추관을 깜짝 방문해 언론인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불편한 것은 없느냐” 등을 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집무를 보게 될 여민관에 대한 소통 부재 우려 가능성에 대해 강 대변인은 “여민관 집무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3실장과 같이 소통하며 속도감 있는 결정과 토론 체계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아침마다 하는 일일 상황점검회의도 여민관에서 진행하게 된다”며 불통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 ‘전략경제협력특사’ 강훈식, 방산 수출 지원 위해 폴란드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략경제협력특사’ 자격으로 출국했다. 청와대는 강 비서실장의 행선지를 밝히지 않았지만, ‘천무’ 공급 계약을 위해 폴란드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비서실장은 폴란드 방문 기간 현지에서 열리는 천무 유도탄 공급 계약 체결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강 비서실장은 전략경제특사로 임명된 후 지난 10월 폴란드, 루마니아, 노르웨이, 1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방산 수출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앞서 청와대는 10월 이 대통령이 ‘K-방산 4대 강국 달성’이라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강 비서실장을 특사로 임명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세 차례에 걸쳐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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