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혜훈 배신' 성토…장동혁표 '당성 강화' 프로젝트 탄력

정치

뉴스1,

2025년 12월 30일, 오전 06:00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대안)에 대한 수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12.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국민의힘이 이른바 '이혜훈의 배신'에 분노와 비판이 쇄도하고 있는 가운데, 장동혁 대표의 당성 강화 구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평소 당성을 강조해 온 장 대표가 당내 기강을 강화할 명분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내년 초 강령 개정 등 당성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이재명 대통령이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지명한 직후 서면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 전 의원을 제명했다. 현역 국민의힘 중구·성동구을 당협위원장으로서 새 정부의 장관직을 수락한 건 해당 행위라는 것이다.

현역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그간 대립각을 세워온 정부의 입각 제의를 수락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 전 의원은 최근까지만 해도 당 사무국과 당협위원회 업무와 관련해 긴밀하게 소통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다른 정치인도 아니고 보수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인데, 큰 배신감을 느낀다"며 "그래도 지도부랑 사전에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의 장관직 수락에 대한 당 전반의 감정이 배신감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장 대표의 당성 강화 계획에 더욱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성을 철저하게 검증하지 않고 공천하거나 인재를 영입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며 "인재를 양성할 때도 보수 정당의 가치를 철저히 교육해야 하고, 영입할 때도 가치관이 자리 잡은 인사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르면 내년 1월 중순께 장 대표는 직접 당의 쇄신안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쇄신안에는 당헌·당규 개정과 강령 수정 등 당성 강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강령에 명시된 기본소득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당성 강화 방안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입할 '인재상'에 대한 방향이 제시될 예정이다. 이번 사례를 감안해 인재 영입에서도 당성을 더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당원들에 대한 예우 방안도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의 장관직 수락을 계기로 당원게시판 사건 등 현재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중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대표는 전날 전남 방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성이 부족하거나 당에 대해 해당행위 하는 인사들에 대해 제대로 조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중도 확장은 그대로 하되, 당을 배신하고 당원들의 마음에 상처주는 인사에 대해선 오히려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성 강화 기조가 외연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연을 확장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모 중진 의원은 "이 전 의원은 개인의 일탈로 봐야지 선거를 앞두고 당성만을 강조해서야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지도부는 당성 강조 기조와 외연 확장은 병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기적인 호남 행보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라며 "이 전 의원의 장관 수락을 두고 파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험지를 지키고 있는 당원과 지지자를 찾아 격려하고, 애로 사항을 청취하는 것만으로도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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