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12.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특혜·갑질 의혹에 결국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짙은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회의장에 들어선 김 원내대표의 표정은 시종일관 어두웠다. 함께 자리한 원내대표단도 무거운 분위기 속에 자리했다. 김 원내대표는 "사죄드린다"고 하면서 실제로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사퇴 발표로 원내대책회의는 조기 종료됐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며 "제 자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의 의혹이 확대증폭 돼 사실처럼 소비되고 진실에 대한 관심보다 흥미와 공방의 소재로만 활용되는 것을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치가 더는 그래선 안 된다 믿었기에 끝까지 제 자신에게도 묻고 물었다"며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고 진실을 끝까지 밝히는 길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제 거취와도 연결돼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민주당 원내대표로서의 책무를 흐리게 해선 안 된단 결론에 이르렀다"며 "연일 제기되는 의혹의 한복판에 서 있는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하여 저는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이 결정은 제 책임을 회피하고 덜어내는 게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저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당을 향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더 나은 삶과 더 좋은 나라를 위해 약속했던 민생법안과 개혁법안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6월 13일 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 원내대표는 선출 200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원내대표에게는 차남의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과 국정감사를 앞두고 쿠팡 대표 등과 고가 오찬 의혹, 배우자의 지역구 구의원 업무 추진비 사적 유용 의혹, 국정원에서 근무하는 장남의 업무를 보좌진이 도왔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다.
전날(29일)에는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선우 민주당 의원이 보좌관을 통해 시의원에 출마하려 한 김경 후보(현 서울시의원) 측으로부터 1억 원을 수수했다는 내용으로 김 원내대표와 대화하는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강 의원과 김 시의원 모두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김 원내대표는 업무방해 혐의로, 강 의원은 특가뇌물,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 혐의로 고발당했다.
김 원내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민주당은 조만간 원내대표 선거 절차에 나설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 1월 중순쯤 새 원내대표가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ick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