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국군 작전적 사고체계 'OJADEO'[김정유의 Military Insight]

정치

이데일리,

2026년 1월 04일, 오전 08:00

김정유 장군은 육군사관학교 44기로 임관해 군 생활 대부분을 정책 부서가 아닌 야전에서 보낸 작전 전문가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처장, 제17보병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등을 역임하고 2021년 육군 소장으로 전역했다. 이 연재는 필자가 대한민국 군에 몸 담고 있는 동안 발전시키지 못했던 한국군의 작전적 사고 부재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한다. 20회에 걸쳐 미국·독일·이스라엘·일본의 작전적 사고 사례를 차례로 검토하고, 한국의 고대·현대 사례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해 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논증할 예정이다. 국가별 작전적 사고를 비교·분석해 미래전 양상에 부합한 한국군의 작전적 사고를 제안한다. <편집자주>
앞선 논고들을 통해 작전적 사고의 의미와 역사적 뿌리, 주요 강대국들의 작전적 사고 발전 과정, 그리고 한국군 작전적 사고의 정체성과 진화과정을 살펴보았다. 또한 최근의 전쟁사례와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을 분석하며, 미래 한반도의 전쟁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지를 규정했다.

이제 남은 질문은 분명하다. 이처럼 연동된 위기 속에서 전개되는 초복합적 전쟁을 한국군은 어떠한 작전적 사고체계로 감당할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전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래 한반도의 전쟁은 단일 전선의 전면전이 아니다. 핵 위협을 배경으로 한 결심 지연 전략, 사이버·전자전과 인지전, 드론과 무인체계, 국지도발과 장거리 타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전선 없는 전쟁이다.

전쟁은 한반도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미·중 경쟁과 대만해협 위기, 일본의 군사적 역할 변화와 맞물린 연동된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전쟁 양상은 기존의 방어·대응 중심 작전개념으로는 설명하기도, 주도하기도 어렵다. 이 거대한 혼돈을 돌파하기 위해 우리는 과거의 수세적 관리형 사고를 폐기하고 적보다 먼저 전장을 설계하며 적의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

필자는 솔루션으로 ‘공세적 합동 전영역 효과우선작전(Offensive Joint All-Domain Effect-First Operation)’을 제안한다. 줄여서 OJADEO(한글표기 오자데오)라고 칭한다.

◇파괴를 넘어선 시스템 설계

OJADEO는 단순히 첨단무기를 나열하거나 유행하는 작전용어를 조합한 것이 아니다. 이는 적의 대응의지와 능력을 마비시키기 위해 전 영역(All-Domain)의 효과를 공세적으로 조직화하여 전장의 주도권을 선제적으로 설계하는 사고체계로 정의할 수 있다.

즉, 연동된 위기 속에서 전개되는 핵·비대칭·드론·인지전이 결합된 한반도의 초복합전 환경하에서, 방어와 대응이 아니라 공세를 작전적 사고의 출발점으로 삼는 사고체계이다. 합동·전영역 자산을 통합하여 적의 전쟁수행 핵심기능에 우선적으로 효과를 창출한다. 전장의 구조와 결심 템포를 주도적으로 고정하여 전쟁의 확산을 차단하며 조기 종결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동안 한국군의 작전적 사고는 연합방위와 확전 관리라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 관리형·운용형 사고체계로 굳어져 왔다. 이는 국지도발 억제와 위기관리에는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했지만 결심 템포가 극도로 압축되는 미래전 환경에서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방어와 대응을 출발점으로 삼는 사고체계는 필연적으로 상대의 행동 이후에 움직이게 되고, 이는 시간과 주도권을 먼저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효과중심작전(EBO)이나 합동 전 영역 작전(JADO), 합동 전 영역 지휘통제(JADC2)와 같은 개념들 역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이들 개념은 주로 계획절차와 체계통합, 기술운용에 초점을 맞추어 발전해 왔다. 다시 말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제공했지만,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라는 작전적 사고의 우선순위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는 못했다. 이 지점에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OJADEO(공세적 합동 전영역 효과우선작전)이다.

◇왜 지금 ‘OJADEO’인가?

전편에서 규정한 미래 전쟁양상은 OJADEO의 필요성을 더욱 분명히 한다. 전 영역 동시성의 전쟁에서는 단일 영역의 우세로 전장을 장악할 수 없고, 결심 템포의 전쟁에서는 상대보다 늦은 판단이 곧 패배로 이어진다. 기능적 소멸 경쟁에서는 영토 점령보다 전쟁수행체계의 마비가 더 중요하다. 이러한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기 위해서는 공세·합동·전 영역·효과우선이라는 요소를 하나의 작전적 사고체계로 통합할 수밖에 없다.

공세는 공격성이나 무력 사용의 확대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전장을 먼저 규정하고 상대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폭을 제한하려는 사고다. 여기서 말하는 합동·전 영역 역시 조직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연동된 전쟁 환경에서 효과를 분산시키지 않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효과우선은 사후 평가 기준이 아니라, 작전 설계의 출발점이다. 즉 OJADEO는 하나의 작전계획이나 특정 무기체계가 아니라, 작전적 결심이 이루어지는 사고의 기준선을 재정립하려는 시도다.

전략적 필연성에 대해 세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병렬전 수행의 핵심 사고체계이다. 현대의 안보환경은 더이상 단일 전구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의 전략가 토마스 바넷(Thomas Barnett)이 강조했듯, 현대의 안보는 글로벌 연결성과 직결되어 있다. 대만 해협의 위기가 한반도의 안보 공백으로 전이되는 구조 속에서 적의 도발 순서에 따른 순차적 대응은 필패로 이어진다. OJADEO는 적 시스템의 지휘부, 핵 시설, 보급망을 전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하여 반응 자체를 무력화하는‘병렬전(Parallel Warfare)’을 지향한다.

둘째, 초복합전의 혼돈 속에서 적보다 빠른 OODA 루프를 보장한다. 과거 미군이 실패했던 효과중심작전(EBO)는 복잡한 절차와 데이터 측정에 매몰되어 지휘관의 결심을 늦추는 우를 범했다. 하지만 OJADEO는 초지능·초연결 기술을 활용해 복잡한 절차는 자동화하고, 지휘관은 오직 ‘최종 효과’라는 본질적 결정에만 집중하게 한다. 이는 효과중심작전의 선구자인 데이비드 뎁툴라(David Deptula) 미 공군중장이 설파한 ‘기능적 마비’의 정수를 미래 전장의 속도에 맞게 재설계한 것이다.

셋째, 핵인지전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북한의 핵은 물리적 무기인 동시에 우리의 결심을 늦추는 인지전의 수단이다. 북한이 핵 위협을 통해 시간 압축 전략을 구사할 때 OJADEO는 핵 사용 이전 단계부터 사이버·인지 영역에서 적의 결심체계를 교란한다. 적이 핵을 사용하기도 전에 그 투발 시스템과 지휘체계를 기능적으로 소멸시키는 공세적 전장 설계만이 핵의 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다.

◇OJADEO 사고체계의 3대 핵심 기둥

OJADEO가 실전에서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세 가지 논리적 기반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응’에서 ‘설계’로의 인식 전환으로 우리는 적의 움직임을 보고 반응(Reaction)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OJADEO는 우리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적이 가장 고통스러워할 효과를 먼저 정의하고, 그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전 영역의 자산을 역으로 배치하는‘역설계적 발상’에서 시작한다.

둘째, 영역 간의 ‘화학적 융합’(Cross-Domain Synergy)으로 단순히 군별로 작전구역을 나누는 수준을 넘어선다. 사이버 공격이 적 레이더를 눈 멀게 하면, 동시에 드론봇이 적 통신망을 마비시키고, 그 틈에 공세적 기동 부대가 적의 중심을 타격하는 식의 ‘전 영역 동시 효과’를 지향한다. 적에게 단 하나의 출구도 허용하지 않는 복합 딜레마를 선사하는 것이다.

셋째, ‘파괴’가 아닌 ‘마비’ 중심의 목표 설정으로 수천 발의 미사일을 쏟아붓는 소모전이 아니라, 적 시스템의 핵심 노드(Node)를 정확히 식별하여 최소한의 힘으로 시스템 전체를 정지시킨다. 데이비드 뎁툴라가 강조한 것처럼, 적 전차를 다 부수는 것보다 적 전차가 연료를 공급받지 못하게 하거나 지휘를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공세적인 승리 방식이다. OJADEO는 적 시스템의 중심(Center of Gravity)을 식별하고,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한의 시스템 붕괴를 끌어내는 ‘전략적 경제성’을 추구한다.

◇한국군 작전적 사고체계의 새로운 시작

OJADEO는 새로운 교리를 억지로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다. 우리 군의 뿌리에 깊이 새겨진 공세적 정체성이라는 원석을 최근 전쟁에서 드러난 미래전의 양상, 그리고 첨단 기술적 임계점 등을 자연스럽게 수렴한 지점에서 도출된 필연적인 결정체이다. 연동된 초복합전의 시대에 작전적 사고의 출발점을 방어와 대응에 둘 것인지, 아니면 공세와 효과에 둘 것인지는 더이상 이론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전쟁을 길게 끌고 갈 것인가, 아니면 조기에 종결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미래 한반도 전장은 더이상 우리에게 기다려 줄 시간을 주지 않는다. 적이 우리의 결심 루프(OODA Loop)를 흔들기 전에 우리가 먼저 적의 시스템을 흔들어야 한다. OJADEO는 단순한 작전 계획이 아니라, 불확실한 초복합전의 미래 속에서 주권적 승리를 확정 짓는 우리 군만의 독창적인 사고체계가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거대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각 영역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찾아 나설 것이다. 그 여정의 끝에서 우리는 전장을 관리하는 자가 아니라, 전장을 설계하는 자로 서게 될 것이다.

이제 다음 단계는 명확하다. 왜 공세가 작전적 사고의 출발점이어야 하는지, 왜 합동 전 영역이 선택이 아닌 조건인지, 왜 효과우선이 작전 설계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지를 하나씩 분해해 검토해야 한다. 그 논의를 통해서만 OJADEO는 개념 제시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군 작전적 사고체계의 실질적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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