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기부금 546억 사용처 57% '깜깜'…장병 위해 고작 '8%'

정치

뉴스1,

2026년 1월 08일, 오후 12:00

2025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8/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감사원은 8일 국방 분야 공직기강 특별점검 결과, 최근 5년간 각 군이 접수한 기부금 588억 원 가운데 의무복무자에게 사용된 금액은 8%에 불과했고, 절반 이상은 사용 대상조차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 기부금이 장병 복지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관리·집행 전반에서 구조적으로 방치돼 왔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이 이날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각 군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 588억 원의 기부금을 접수해 546억 원을 집행했으나 이 가운데 의무복무자에게 사용된 금액은 44억 원(8%)에 불과했다. 반면 의무복무자 없이 집행된 금액은 66억 원(12%)이었고, 기부금 309억 원(57%)은 사용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 기부자의 의사에 따라 집행됐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특히 감사원이 표본 점검한 40개 기관에서는 장교 등의 개인 격려금이나 해외여행 경비 등 기부 목적에 부적합하게 사용된 사례가 26억 원(16.6%)에 달했다. 감사원은 기부금이 장병 복지나 사기 진작이라는 본래 취지와 다르게 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부금 심사 절차 역시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각 군 165개 기관 가운데 일부 기관은 민간인 위원 없이 기부심사위원회를 운영했고, 표본 점검 대상 40개 기관 중 14곳은 공무원으로만 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개 기관에서는 기부자와 동일 단체 소속 인사를 민간인 위원으로 참여시켜 기부금 접수·심사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국방부에 대해 민간인 위원 참여를 의무화하고, 기부자가 지정한 사용 용도와 목적에 맞게 집행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기부금 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통제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쟁기념사업회 간부, 입점업체에 무상 출연 강요…관용차 사적이용도"
국방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인 전쟁기념사업회에서 시설 입점업체에 의무 없는 후원회 설립 지원을 요구하고 관용차량을 업무 외 용도로 사용하는 등 위법·부당 행위도 확인됐다.

전쟁기념사업회 간부 A는 2023년 7월 말 사업회 건물 입점업체 대표에게 사업회를 지원하는 후원회 설립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고, 해당 업체는 의무가 없음에도 사업회와의 우호적 관계 형성 등을 이유로 후원회 설립 재산 5000만 원 전액을 무상 출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는 2021년부터 10년간 국유재산을 유상 사용 중인 계약업체로, 감사원은 A가 자신의 지위에서 유래되는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해 부당한 요구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은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부지 내 구청사 모습. 2026.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같은 인물은 관용차량을 업무 외 용도로 반복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A는 2023년 6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총 33회에 걸쳐 전용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했으며, 이 가운데 휴일에 직접 차량을 운전한 사례가 25회(총 3812km)에 달했다.

또한 해외여행을 위한 인천국제공항 이동, 외부 강의,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운전원에게 8차례 차량 운행을 지시하는 등 총 1287km를 업무 외 용도로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를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보고 국방부에 해당 비위행위자에 대한 적정 조치 방안 마련을 통보했다.

이와 함께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이후 행정 관리 미흡도 확인됐다. 국방부는 최근 5년간 군사작전 필요 지역을 제외하고 총 478.1㎢, 여의도 면적의 약 100배에 달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해제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해제 내용이 행정 시스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경기도 김포시의 경우 해제 면적 5.14㎢ 가운데 0.31㎢(390개 필지)가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에 여전히 군사 보호구역으로 남아 있었고, 이로 인해 해제 사실이 반영되지 않은 토지이용계획서가 355건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국방부에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시 관보 고시 내용과 일치하는 지형도면을 작성·통보하도록 주의를 요구하는 한편, 김포시에 대해서는 시스템 정정과 지형도면 재등재 등 후속 조치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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