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AI 3대강국' 필수 '전력 수요' 해법 고심…'원전 카드' 만지작

정치

뉴스1,

2026년 1월 11일, 오후 01:30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에너지 대전환'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첨단산업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현실 앞에서 정부가 원자력발전 비중을 두고 저울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정부는 윤석열 정부 때 수립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의 대형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유지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계획된 것들은 진행하는 분위기"라며 "현 정부의 에너지 방침인 '에너지믹스'에서 원전 비율을 어떻게 가져갈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데이터센터 입지 계획이 늘어나면서 관련 전력 수요가 예상치를 빠르게 추월하고 있다. 제11차 전기본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최대 전력 추가 수요는 2025년 0.5기가와트(GW)이지만 2027년 1.5GW, 2030년 2.3GW, 2036년 3.9GW, 2038년 4.4GW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한국전력에 전기 사용 의사를 표시하는 '전기 사용신청'은 오는 2027년 7343메가와트(㎿)이지만 공급 가능 규모는 4718㎿에 그친다. 약 36%인 2625㎿(2.6GW)에 달하는 데이터센터용 전기가 이미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심 분기점은 올해 상반기에 공개될 '제12차 전기본'이다. 12차 전기본은 오는 2040년까지 국가 전력 수급을 결정짓는 중장기 설계도로, 사실상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믹스 철학이 반영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놓고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7일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원전 활용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국내에서는 신규 원전을 짓지 않겠다고 하면서 해외에는 원전을 수출하는 방식은 한편으로 궁색해 보였다"며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원전을 어떻게 활용하고 조정할지 정면으로 논의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전력 다소비 산업이 국가 성장 전략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에너지 믹스에서 원전 비중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 튀르키예 등 이재명 정부가 원전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원전 활용을 배제할 명분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기상청)·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 대통령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전 세계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AI 대전환은 이제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의 명운을 가르는 요소"라며 "에너지 대전환도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에너지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나라의 성장은 물론이고 운명도 결정될 수 있다"며 AI 산업 필수 인프라인 에너지 확보를 강조했다.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수석보좌관회의가 종료된 후 브리핑에서 "에너지 대전환 시점에서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에너지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를 신중하게 검토할 시기인 것만은 분명하다"며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문제에 관해 여지를 남겼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기후부를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원전 정책이 정치 의제처럼 돼 버렸다"며 "효율성이나 타당성에 대해 진지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편 가르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과학 논쟁을 하는데 내 편, 네 편을 왜 가르냐"고 말했다.

한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12월 이 대통령을 만나 한국 AI 기술·산업의 결정적인 약점으로 '에너지'를 꼽고 한국 전력·전력시장의 미래 대비 상황이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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