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중수청법 두고 與 내부 이견 분출…2월 처리 불투명

정치

이데일리,

2026년 1월 13일, 오후 07:06

[이데일리 조용석 황병서 기자] 정부가 수사-기소권 분리를 위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중수청법)을 발표한 이후 여권 내 반발이 거세다. 정청래 당대표가 이에 대한 함구령을 내렸음에도 당내에서 거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당초 정부가 계획한 2월 내 입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이언주·강득구 최고위원은 각각 자신의 SNS를 통해 전날 정부가 발표한 공소청·중수청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보완수사권을 ‘추후 논의하겠다’며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미뤄두는 것은, 검찰개혁의 가장 중요한 쟁점을 뇌관으로 남겨두는 결정”이라고 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어떤 형식으로든 검사가 수사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검사가 수사 과정에 조금이라도 발을 들여서는 안 된다”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3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이반 얀차렉 주한체코대사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앞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정부 공소청·중수청법안에 대한 당내 비판이 ‘당청 엇박자’로 비춰질 것을 우려한 듯 “개별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서 혹시 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자제해 주시길 당 대표로서 부탁드린다”며 함구령을 내렸으나, 비판 여론을 막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날도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과 김승원 의원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정부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범여권인 조국혁신당은 이날 소속 의원 12명 중 9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소청·중수청법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비판했다. 이들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시늉만 낼 뿐, 실제로는 검찰 기득권을 교묘하게 연장하려는 위장술에 불과하다”며 “법안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주길 진심으로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여권에서 공소청·중수청법 정부안을 힐난하는 이유는 수사-기소권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공소청 검사가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법안 곳곳에 숨겨놨고, 중수청에 ‘수사 사법관’ 직군을 둔 것도 공소청 검사들이 중수청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한 장치라는 주장이다. 특히 중수청이 수사개시 단계부터 공소청에 통보하도록 한 조항은 검사의 수사개입을 정당화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및 당직자들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중수청ㆍ공소청 설치 관련 논란에 대한 조국혁신당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범여권에서는 공소청·중수청법을 설계한 대검 차장검사 출신 봉욱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을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황운하 혁신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중 “봉 수석은 평생을 검찰로 살아온 사람이다 보니까 검찰의 DNA가 몸에 배어 있고 검찰주의자의 체질을 도저히 벗어나지 못한다”며 근본적으로 봉 수석을 빨리 해임하고 새로운 검찰 개혁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용민 여당 법사위 간사도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법안들에 너무 검사들의 생각과 사상, 철학이 그대로 반영됐다”며 사실상 봉 수석을 저격했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청와대도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청와대는 이날 “이 대통령이 검찰개혁과 보완수사권 문제와 관련해 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이뤄지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당 안팎의 반발이 커지자 당 지도부도 법안의 전면 수정을 공식화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검찰개혁 정부법안은 충분히 토론하고 수사·기소 분리라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수정할 것”이라며 “역사적 책무를 잊지 않겠다”고 썼다.

당초 정부는 1월말 입법예고를 거쳐 2월 중 입법할 계획이었으나 여당 내 강력한 반발로 인해 사실상 미지수가 됐다. 수정폭이 커지면 그만큼 논의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15일 본회의 전 정책의총을 열고 검찰개혁 법안들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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