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년]李·트럼프 실용주의 '케미' 순항…'北·팩트시트 이행' 남은 과제

정치

뉴스1,

2026년 1월 18일, 오전 06: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무궁화대훈장을 수여 받고 있다. (백악관 공식 사진, 다니엘 토록 촬영, 재판매 및 DB금지) © News1 류정민 특파원

"한미 정상 간 '케미'(궁합)는 10점 만점에 10점으로 환상적"
조현 외교부 장관의 표현처럼 반년의 시간차를 두고 집권에 성공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용주의자이자 현실주의자인 양국 정상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안보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던 한미 동맹은 경제·산업 분야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앞서 이뤄진 한미 통상·안보 협상 결과를 실질적인 성과로 도출하는 것이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새 과제로 평가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관계는 순탄치 않았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동맹국에까지 관세·방위비를 압박하면서 한국도 이를 피해 가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에는 미국 내 '친(親)중' 오해까지 겹쳐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이 대통령의 첫 방미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Purge) 또는 혁명(Revoultion)이 일어나는 상황 같다"고 언급한 것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인식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워싱턴에서의 한미정상회담 직전까지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하는 듯했던 한미관계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대면으로 오해를 불식하고 급진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과거 암살 위협을 받는 등 역경을 뚫고 집권에 성공한 양 정상이 서로의 배경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인간적 친밀감을 형성한 것은 물론 경제·안보 측면에서 상호 간 필요성을 인식한 것이 관계 급진전의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정상회담 당시 이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칭했으며 편지를 통해 "난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며 한미 동맹에 대한 각별함을 표현했다. 경주 정상회담 당시에도 "우리가 함께 간다면 역사적으로도 가장 위대한 한국 대통령으로 기억될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어려운 일 있으면 아무 때나 연락하라"는 말을 건넸다.

한미 정상 간 돈독한 관계를 기반으로 한미 양국은 관세협상을 마무리 짓고, 안보 분야에서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우라늄 농축 권한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이뤄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정치적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도 탄압을 받았고, 이 대통령도 정적 죽이기를 딛고 일어난 분"이라며 "그런 부분에서 두 정상의 케미가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2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美 중간선거 韓에 기회이자 위험요인…통상·안보·한반도 도전과제
이재명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사이에서 한미동맹은 순항 중이지만 양국 간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도전 과제가 산적해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 동맹 등 대외 정책 성과를 선거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돼 우리 정부에게는 기회이자 동시에 위험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한미 양국이 지난해 통상·안보 분야 협상 내용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구체화하기 위한 치열한 협상이 기다리고 있다.

당장 미국이 예고한 반도체 관세를 놓고도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반도체와 핵심광물 관련 포고령을 발표하고 첨단 컴퓨팅 칩에 대해 제한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이번 조치의 적용 대상에 한국 기업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국이 적용 범위 확대를 예고하고 있어 한미 간 추가 협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우리 정부는 반도체 관세에 있어서 '타국보다 불리한 대우를 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받아냈지만 대만이 2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반도체 관세 면제를 받기로 한 것을 고려하면 미국이 한국에 추가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한국의 핵잠 도입,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 확대도 지난한 협상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핵잠 도입의 경우 미 의회의 법 개정이 필요해 중간선거 전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한다.


한반도 평화에 있어서도 양국 정상의 정치력이 요구된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제안한 만큼 북미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풀어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4월 방중을 기회로 한미 정상이 북미 대화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11월 중간선거가 있고, 성과를 부각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미 관계 관리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며 "마찰을 일으키기보다 지난해보다 좀 더 유화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존 협상 결과를 구체화하기 위해 많은 도전과제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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