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남자'에서 제명까지…한동훈, 결국 야인으로

정치

뉴스1,

2026년 1월 29일, 오전 11:32

한동훈(왼쪽)·장동혁 /뉴스1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윤석열 전 대통령의 '20년 지기' 전우이자 최측근으로 정치권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당에서 제명되며 야인으로 돌아갔다. 2023년 12월 말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고 비상대책위원장이 되면서 당에 정식 입당한 지 2년여 만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장동혁 대표가 단식 후 당무에 복귀한 지 하루 만에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안을 의결했다.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의결권을 가진 9명 가운데 우재준 최고위원 1명만 반대표를 던졌다.양향자 최고위원은 찬·반·기권 어느 쪽에도 손을 들지 않고 기권을 했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과 비상대책위원장, 당대표를 거치며 여권의 핵심 인사로 부상했지만, 탄핵 국면을 거치며 당내 구주류와는 돌이킬 수 없는 결별의 길에 들어섰다. 탄핵을 계기로 "더는 같이 가기 어렵다"는 평가가 당내에서 나왔다. 제명 결정이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이라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당원들 사이에서는 한 전 대표가 내홍의 중심에 서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를 '고슴도치'(조광한 최고위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다만 국민의힘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이끈 인물이라는 점에서, 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의 상징적 인사를 스스로 잘라낸 '뺄셈·자해 정치'라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한 전 대표는 2022년 4월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검사 시절 윤 전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렸던 그는 파격 인사라는 평가 속에 여권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윤 전 대통령이 장관 임명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게 "이 자식(한 전 대표) 영어 잘한다"고 자랑했다는 일화도 회자됐다.

이후 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를 거치며 보수 진영의 유력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12월 장관 이임사에서 그는 "9회 말 투 아웃 투 스트라이크면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애매해도 후회 없이 휘둘려야 한다", "여의도 300명만 쓰는 고유의 문법이 있다면 저는 나머지 5000만이 쓰는 언어를 쓰겠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당 주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사태가 비상계엄을 촉발하는 데 영향을 미쳤고, 이후 탄핵과 정권 교체로 이어지며 당원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장 대표의 단식 기간에도 화해 메시지를 내지 않고 징계 반대 집회를 독려한 점이 당내 여론을 돌려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대표 시절 자신이 사무총장으로 낙점했던 장동혁 대표와의 관계도 결국 파국으로 치달았다.장 대표는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함께 가면 길이 됩니다. '동'료시민과 함께 선민후사의 정신으로 나아갑시다. '훈'풍을 타고 총선 승리를 향해 앞으로 나아갑시다'라는 3행시를 남겼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한 당원게시판 글이 발단이 돼 자신이 발탁한 측근의 손으로 제명되는 결말을 맞았다.

관측은 엇갈리지만, 한 전 대표 측은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대표를 지낸 인사가 당내 문제를 법적 분쟁으로 끌고 가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 전 대표 측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정치 행로를 참고하며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그는 전날 YS 일대기를 다룬 영화 '잊혀진 대통령: 김영삼의 개혁시대'를 관람한 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YS의 말을 인용하며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국민만 믿고 가겠다"고 밝혔다.

한 친한계 의원은 YS가 1990년 내각제 각서 유출 사건 이후 마산으로 내려가 칩거하며 당내 여론을 돌려세운 일화를 거론하며 "정치인에게 적당한 타협은 곧 퇴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한 전 대표가 스스로 뚫고 나가야 하는 국면"이라며 "정국은 결국 '누가 다음 대선을 이길 수 있느냐'의 문제로 흐를 것이기 떄문에 한 전 대표가 지더라도 자기 메시지를 남겨놓고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영화관에서 ‘잊혀진 대통령: 김영삼의 개혁시대’를 관람하기 위해 상영관으로 입장하고 있다. 2026.1.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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