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친한계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1.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동훈 전 대표 제명으로 당내에서 계파의 구심점을 잃게 된 친한(친한동훈)계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친한계는 당장 탈당이나 창당에는 선을 긋고, 당 밖의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당내 투쟁에 집중하며 복권에 힘을 싣겠다는 기류다.
29일 야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 제명 직후 친한계가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사실상 당권파를 상대로 전면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전 대표가 원내에 자신의 우군인 친한계를 형성한 것은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를 역임하면서다. 한 전 대표는 정치권 입문 초기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당시만 해도 당내 지지를 한몸에 받았지만, 총선 때부터 시작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로부터는 외면받았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운 뒤에도 원내에서 20명 안팎의 친한계를 형성해내는 데는 성공했다. 초·재선 중심의 비윤 성향 의원들이 한 전 대표를 축으로 결집한 데다, 당내 권력 구도 재편 과정에서 이들이 함께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계파로서의 윤곽이 선명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이들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오히려 결속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탄핵을 기점으로 당 지지층이 찬성과 반대로 분화되면서 계파를 벗어나기 힘든 구조가 굳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후 친윤계가 와해되면서, 아직까지는 구심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당권파를 제외하면 국민의힘 안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계파는 친한계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제명 결정에 관한 입장 발표를 마치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들 중 대다수는 장 대표 체제 하에서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에서 활동하면서도 공개적으로 친한계 색채를 드러내는 일은 삼갔다.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에 대한 당내 반감이 전당대회를 거치며 커진 상황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한 전 대표 제명이 이뤄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결정은 심각한 해당행위로 우리 의원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개인적 이익을 위해 당을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으로 몰아간 장동혁 지도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성명에는 3선 김성원 의원과 재선 서범수·박정하·김형동·김예지·배현진 의원, 초선 고동진·유용원·정연욱·김건·안상훈·정성국·박정훈·한지아·진종오·우재준 의원 등 총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오히려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과 함께해 평소 25명 안팎이 이름을 올렸던 대안과미래의 이날 성명에는 고동진·박정훈·안상훈·진종오 의원 등 친한계 의원이 다수 빠졌다.
대안과 미래 입장문에 장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와 한 전 대표에 대한 언급을 두고 내부 이견이 있었던 것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안과 미래 소속의 친한계 의원은 "책임의 무게가 다른데 양비론으로 계속 가는 것은 잘못됐다"며 "제명 결정이 난 상황인 만큼 이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친한계는 일단 탈당이나 창당에는 선을 긋고 복권 가능성을 바라보는 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제명 결정에 대해 한 전 대표가 가처분을 신청하면 인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데다가,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여론이 형성되면 복권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친한계 상당수가 비례대표인 만큼, 당에서 제명되지 않는 한 자진 탈당만으로는 의원직을 유지할 수 없다는 현실적 제약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정훈 의원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탈당할) 그럴 일은 전혀 없다"며 "장동혁 체제가 심판받는 날이 온다면 그때 당을 재건할 수 있는 세력은 한 전 대표와 저희들"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친한계 인사도 "나갈 일은 없다"며 "좀 지켜보면서 우리 나름대로 여론 추이도 보고, 흐름도 보면서 결정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master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