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공감대…쟁점은 운용 주체와 구조

정치

이데일리,

2026년 1월 29일, 오후 06:54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지금 추세로 가면 퇴직연금은 화석이 될 수밖에 없다”

2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연금개혁특위·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경실련이 주최한 ‘퇴직연금 기금화의 공적 역할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는 기금형 퇴직연금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과 가입자 개인이 상품선택과 운용 책임을 떠안는 형행 계약형 퇴직연금의 한계, 그리고 영세사업장 근로자나 잦은 이직자 등 퇴직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기금형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구체적인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국민연금공단 김성주 이사장은 퇴직연금을 공적연금 체계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만으로는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이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적인 노후 자금은 퇴직연금에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민연금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며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을 통해 비용을 낮추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단이 참여할 경우 “현재 사업자 수수료의 3분의 1, 수익률은 3배도 가능하다”고도 했다.

주제 발제를 맡은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존 계약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옵션’을 추가하는 방식”이라면서 “안전지향성이 중요한 기업은 기존 계약형을 유지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연금공단이 퇴직연금 기금 운영 참여에 대해선 “아직 기금형 제도가 제대로 안착되지 않은 단계에서 당장 국민연금 참여까지 논의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 “먼저 민간·중소기금 중심으로 기금형을 안정화한 뒤 그래도 수익률이 나쁘거나 문제가 지속되면 그때 국민연금 참여를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단순 신탁 계약 방식은 여전히 칼자루를 금융기관에게 주겠다는 것이고 이는 무늬만 기금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 “실제로 기금형이 작동하려면 비영리·영리를 떠나 독립된 수탁법인을 만들어 운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경우 “영리형은 기존의 계약형과 큰 차별성이 없으므로 비영리 연합형 기금이 우선 도입되어 안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공단의 퇴직연금 사업자 참여에 대해선 “현재 근로복지공단은 사실상 기금의 수탁자로서 역할을 한다기보다 중소기업의 자금을 모아 금융자본에 전달하는 중개자 혹은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국민연금공단이 참여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사가 참여하는 연합형 기금을 도입하되 운영과 운용을 분리해 운영은 노사동수의 이사회가 담당하고 운용은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위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노조가 퇴직연금기금을 직접 운용할 역량이 부족하므로 국민연금기금이 위탁운용기관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노사정 퇴직연금 TF 논의 상황도 공유됐다. TF에서는 일정 유형에 한해 기금형을 도입하고 계약형과 병행 선택하도록 하되, 노사 참여형 연합기금과 금융기관 개방형으로 유형을 구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연합형 기금은 이사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하고 금융기관형은 독립이사가 과반을 차지하되 노동계 추천 전문가를 일정 비율 포함하는 구조가 검토 중이다. 다만 노동계는 연합형을 먼저 도입한 뒤 금융기관형을 확대하자는 입장인 반면 경영계는 동시 도입 또는 금융기관형 우선 도입을 주장하며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퇴직연금이 수익률보다 안정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류제강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2025년도 직장인 퇴직연금 의식 조사에서 은퇴 후 인생을 위한 종잣돈으로서 가능한 안정적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응답이 62 8%에 달했다”면서 “제도 시행 초기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기금형을 추가로 변경하는 데 상당히 주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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