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16개 공공기관 감사관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반부패·청렴정책 추진 협력회의가 열리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28/뉴스1
강제 조사 권한을 부여받지 못한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질적 조사권을 확보하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섰다. 공공기관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권을 강화하는 등의 법 개정에 따라 부패행위 조사의 사각지대가 사라질 전망이다.
1일 정부 등에 따르면 권익위는 지난달 3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 예고했다.
우선 권익위가 공공기관에 대한 실태조사·평가 등을 위해 개인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부패행위의 확인을 위해 필요하면 건강에 관한 정보와 과세정보가 포함된 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공공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제출에 불응하는 경우, 공공기관의 장에게 1000만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신고사건 조사과정에서 부패혐의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경우, 권익위가 피신고자에게 의견진술 및 자료요구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신고를 송부받은 조사기관의 감사·수사 또는 조사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권익위가 조사기관에 재조사 요구를 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마련했다.
권익위가 이같은 법 개정에 나선 이유는 부패행위를 효율적으로 규제하기 위한 목적과 함께, 자료제출 요구 이행을 불응하는 경우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그 실효성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권익위는 지난해 말 진행된 2026년 업무보고에서도 이런 내용의 중점 추진과제를 추가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앞서 권익위는 여러 차례에 걸쳐 강제 조사 권한이 없어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2023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비리 의혹 사건을 두고 감사원과 권익위가 함께 조사를 진행했으나, 감사원보다 권익위 결과에 큰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감사원에서 고위 인사들의 관여 가능성을 추가로 밝히자, 권익위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평가가 많이 나왔다. 당시 권익위의 정승윤 부위원장은 "선관위 채용비리 관련 선관위의 비협조를 이유로 여러 차례 브리핑했다"며 "조사에 협조하라고 했지만, 사실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인터넷이나 공개된 자료를 한땀 한땀 추적해서 조사했다"며 "특히 조사를 위해서는 선관위 직원들의 동의가 필요한데, 퇴직공무원은 거의 없었고 현직 공무원들도 절반 정도만 동의해서 조사를 충분히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권익위는 강제조사권이 없어 피조사자의 개인정보활용동의서 없이는 전수조사 등이 불가능하고, 민간인에 대한 조사권이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 등이 부패조사 사각지대를 만들었다.
권익위 관계자는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형사고발을 하거나 징계요구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있지만, 우리는 '성실히 응해야 한다'며 선언적 규정을 적혀 공공기관에서는 본인들에게 불리한 자료는 가급적 안 내려고 했다"며 "피신고자의 경우 진술을 하다가 불리하면 변명만 늘어놓고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최소 범위에서 부패나 공익신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법 개정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