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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0회에 걸친 연재를 통해 작전적 사고의 개념과 역사, 강대국들의 사고체계, 한국군 작전적 사고의 형성과 왜곡, 그리고 미래 한반도의 전쟁양상, 공세적 합동 전영역 효과우선작전 ‘OJADEO’(Offensive Joint All-Domain Effect-First Operation) 라는 새로운 사고체계까지 살펴보았다. 이것은 단순한 군사 교리를 넘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연동된 초복합전이라는 시대적 격변기 앞에서 우리 군이 갖춰야 할 ‘지적 생존 전략’이다.
최근 우리 군이 직면한 안팎의 시련은 군의 위상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위기는 곧 일신의 기회이기도 하다. 군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길은 정치적 논리에서 벗어나 오직 국가 방위라는 ‘전략적 상식’ 위에 작전적 전문성을 확고히 세우는 데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군이 정치로부터 자율성을 보장받는 유일한 길은 ‘군사적 전문성‘의 극대화라고 보았다. 군이 누구보다 전쟁을 정확히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군의 권위가 바로 선다는 것이다. 군이 정치와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만의 사고체계를 단단하게 갖추는 것이다.
안보와 국방에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이 개입할 자리가 없다. 일부 국가지도자들이 강조하듯, 국가는 수호되어야 하고 국민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명제는 ‘상식(Common Sense)’의 영역이다. 지금 한국군 장교단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풍향계를 읽는 능력이 아니라, 어떤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서도 승리를 설계해낼 수 있는 OJADEO식 작전적 전문성이다. 이는 특정 정권이나 정책을 위한 개념이 아니라 한국군이 강군으로 서기 위한 사고체계다.
◇OJADEO, 교리 아닌 ‘사고의 기준선’
OJADEO는 하나의 작전계획이나 무기체계의 조합이 아니다. 이는 장교단이 전쟁을 바라보는 사고의 기준선이다. OJADEO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만 본질적이다. 우리는 방어와 대응에서 출발하는가, 아니면 공세적 설계에서 출발하는가. 우리는 군종과 영역을 나누어 관리하는가, 아니면 전장을 하나의 구조로 설계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파괴할 것인가를 먼저 묻는가, 아니면 무엇을 먼저 마비시켜야 하는가를 묻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곧 작전적 사고의 방향을 결정한다.
OJADEO의 세 요소는 각각 독립된 개념이 아니다. 이들은 하나의 사고체계 안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공세(Offensive)는 공격성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전쟁의 구조를 상대가 아니라 우리가 먼저 규정하겠다는 사고다. 상황에 끌려다니는 대응이 아니라 전장의 판도를 먼저 짜는 설계가 장교단의 기본 소양이 되어야 한다.
합동 전영역(Joint All-Domain) 은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효과를 분산시키지 않기 위한 구조적 조건이다. 군별 이기주의를 타파하고 전 자산을 하나의 유기체로 묶는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JADC2·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적 사고가 장교단의 기본 언어가 되어 적보다 빠른 결심의 속도를 달성하는 것이 OJADEO의 생존조건이다.
효과우선(Effect-First)은 파괴의 양이 아니라, 전쟁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드는 기능을 먼저 제거하겠다는 설계 기준이다. 무차별적 파괴가 아닌 적의 급소를 찔러 전쟁을 조기에 종결짓는 지적 타격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이때 물리적 마비는 수단이며 최종적인 효과는 적의 항전의지 자체를 꺾는 인지적 소멸에 있다. 이 세 요소가 결합될 때 작전은 반응이 아니라 설계가 되고, 전쟁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종결의 대상이 된다.
◇연동된 초복합전 환경에서 OJADEO
미래 한반도의 전쟁은 단일 전선의 전면전이 아니다. 그것은 전영역 동시성, 결심 템포 경쟁, 기능적 소멸을 둘러싼 시스템 전쟁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단계적 대응이나 영역별 관리 사고는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OJADEO는 전쟁을 길게 끌지 않기 위한 사고체계다. 영토 점령이나 병력 소모가 아니라, 전쟁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연결과 결심, 동원의 기능을 먼저 무력화함으로써, 확전 이전에 전쟁을 종결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사고다. 이는 더 많은 화력을 쓰기 위한 개념이 아니라, 불필요한 파괴를 줄이고 전쟁을 단축하기 위한 지적 전문성의 표현이다.
최근 정부는 인공지능(AI) 기반 국방정책을 가속화하고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자문결과의 국방혁신 4.0 반영을 추진 예정이다. 방위산업 육성을 국가경제를 견인하는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AI, 무인체계, 전영역 지휘통제, 방산 역량의 고도화는 한국군의 물리적 능력과 선택지를 분명히 확대하고 있다. 이는 초복합전 환경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그러나 기술과 정책만으로 전쟁을 이길 수는 없다. AI는 결심을 빠르게 할 수는 있지만, 무엇을 먼저 마비시켜야 하는지는 작전적 사고의 문제다. 무인체계는 위험을 대신할 수는 있지만, 어떤 효과를 중심으로 조직할지는 설계의 문제다. 방위산업은 전력을 공급할 수는 있지만, 전쟁을 조기에 종결할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OJADEO는 이러한 기술과 정책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그 모든 요소를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작전적 사고의 기준선이다. 기술은 조건이고, OJADEO는 기준이다. 기준이 없으면 첨단 전력은 분산되고 관리되지만, 기준이 있을 때 비로소 전쟁을 끝내는 힘으로 수렴된다.
◇전작권 전환 이후, OJADEO의 의미
전작권 전환 이후의 한국군은 더 이상 누군가가 설계한 전장을 집행하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전장을 직접 설계하는 주체가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전술적 숙련이 아니라, 작전적 사고의 기준선이다. OJADEO는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연합 자산과 전영역 전력을 어떤 효과를 중심으로 통합할 것인가를 제시하는 사고의 문법이다. 이는 연합을 약화시키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연합 전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기준선이다. 강조하면 OJADEO의 본질적 차별성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를 명확히 규정한다는 점에 있다.
이 연재의 마지막에서 우리는 하나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선택해야 한다. 한국군은 앞으로도 전장을 관리하는 군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전쟁의 시작과 끝을 스스로 설계하는 주권적 군으로 설 것인가.
OJADEO는 한국군 작전적 사고의 뿌리였던 수세 속 공세, 시간 템포 지배, 효과 우선의 전통이 변화한 전쟁 환경 속에서 재정립된 결과물이다. 전쟁은 적이 시작할 수 있지만 끝내는 방법은 우리가 설계한다. OJADEO는 주권적 군대로 거듭난 한국군이 미래 초복합전의 혼돈을 뚫고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OJADEO는 그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기준선이며, 한국군이 초복합전의 시대에 다시 한 번 전장을 설계하는 군으로 서기 위한 마지막이자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다.
최근의 혼란속에서 실추된 군의 위상을 회복하는 길은 말이 아닌 실력이다. 기존의 수세적 매뉴얼에서 벗어나 스스로 전장을 설계하는 것은 엄청난 책임감과 용기를 필요로 한다. 장교단에게 요구되는 것은 과거의 관성에서 탈피하는 지적 용기이며, 이것이 뒷받침 될 때 OJADEO는 비로소 살아있는 신념이 된다. 장교단은 OJADEO를 단순한 지식이나 기술이 아닌 사고의 기준이자 신념체계로 신속히 내면화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군의 면모를 쇄신하고 본질적인 전문성으로 무장하여 강군으로 거듭나는 가장 강력하고 근본적인 해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