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2025.11.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해찬 전 국무총리 추모 일정이 마무리된 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합당 논의를 둘러싼 민주당 내부 갈등이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통합 상대방인 혁신당은 민주당 내부 정리부터 하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당이 당원과 국민께 보여드려야 할 모습은 내부 갈등이 아니라 책임, 속도가 아니라 신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묵묵히 뒷받침하는 정치"라며 "정청래 당대표께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을 여기에서 멈춰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가 코스피 5000을 달성하던 날 굳이 최고위원들과 논의되지 않고 숙의 과정에도 없던 내용을 들고나왔다"며 "당대표 말대로 단순 제안이라면 제안 자체가 정부에도, 당에도 부담을 주기 때문에 멈춰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을 멈춰달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중진인 박홍근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쯤에서 합당 논의를 멈춥시다"라고 합세했다. 박 의원은 "정 대표께서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로 당초 합당을 제안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트리플 호재에 찬물을 끼얹은 제안의 시점, 당내 소통없는 일방적 통보 그리고 대통령실 조율을 거론한 것은 진의를 떠나 매우 부적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합당 논의가 계속된다면 지방선거 목전에서 전열이 흐트러지고, 당원 간의 분열만 증폭될 것"이라며 "합당 문제는 지방선거 이후 당내 숙의를 거쳐 다시 판단하자"고 했다.
또다른 친명계인 채현일 의원도 SNS 글에서 혁신당을 향해"불필요한 오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혁신당이 생각하는 통합의 방향이 특정 인물이 아닌 민주개혁 진영 전체의 승리에 있음을 분명히 해달라"라고 지적했다.
반면 친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저는 원칙적으로 합당에 찬성했고 일관되게 말씀드린다"며 정 대표의 제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총선 시기에도 민주당과 혁신당은 연동형 비례제라고 하는 큰 틀에서 같이 했고 탄핵 시위도 같이 했고, 특히 대통령 (선거) 시기에는 혁신당은 국회의원이 12명임에도 후보를 내지 않았다"며 "정치적·정책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경우이기 때문에 이 경우는 통합과 단결을 통해서 더 힘 있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지방선거 승리, 이재명 정부의 성공, 추후 총선·대선까지 이르는 큰 정치적 과정에서 큰 민주당의 토대를 만들어가는 긍정적인 방향의 에너지로써 저희는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요한 합당에 대한 제언들에 대해 숙의의 과정을 갖는 절차를 가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도 SNS에 글을 올리고 "이번 당대표의 제안은 양당 통합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당원들과 함께 공론화의 문을 열어보자는 것"이라며 "이제 당원들과 논의의 장을 열어 통합이 왜 필요한 것이고, 언제 해야 맞는지 등의 문제를 전체 당원들이 참여하고, 함께 토론해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조만간 합당과 관련한 의견 수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무엇보다 당원이 원하지 않으면 (합당은) 가능하지 않다. 당원의 뜻과 의지를 모으는 절차를 통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가운데 통합에 대한 염려 같은 것들이 자유롭게 의견으로 표명될 것이라고 보고, 거기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합당 제안 등과 관련 현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민주당 내부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혁신당은 한 의원 등의 입장 발표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신장식 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민주당이 먼저 제안한 일이다. 민주당 먼저 의견을 정리하는 것이 상식이자 순서 아닌가"라며 "질서 있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내부 정리부터 해달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그것이 최소한의 상식이자 예의가 아닐까"라며 "제발 당내 권력 투쟁에 혁신당 끌어들이지 마시라"고 했다.
이해민 혁신당 사무총장도 이어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시 말하지만, 합당 제안은 민주당에서 했고, 혁신당 입장을 묻기 전 집안 정리를 먼저 하는 것이 지금 상태에서는 맞아 보인다"며 "민주당 내부 권력 싸움에 혁신당을 끌어들이거나 이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당부의 말을 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향해선 "가짜뉴스와 비방으로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전이시키지 말아 달라"며 "신뢰와 예의가 결여된 과정은 결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 등 진보적 정책을 둘러싸고 양당 간 노선 갈등도 부상하는 분위기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SNS 글을 통해 "위헌적 소지가 있는 토지공개념 입법 추진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며"절차적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더 본질적인 문제는 합당론이 집권여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흔들어 대통령의 국정 기조와 국민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채 의원도 글에서 "어떤 가치와 노선을 함께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핵심"이라며 토지공개념 등은 혁신당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의제일 수 있지만, 이재명 정부는 이념 경쟁보다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성과를 우선하는 중도·실용주의 노선을 국정 기조로 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조국 대표는 SNS 글을 통해 "어이가 없다"며 "1989년 헌법재판소도 토지공개념 자체는 합헌이라고 분명히 판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토지공개념에 대해 국민의힘이 아니라 민주당에서 색깔론 공세를 전개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조 대표는 또 "토지 공개념'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지론이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전적으로 공감한 바 있다"면서 "민주당의 중도보수 확장 전략,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토지공개념'까지 왜곡하고 비난하지 말라"고 했다.
liminalli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