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반발 부딪힌 합당 논의…정청래, '全당원 투표·여론조사로 돌파 시도

정치

뉴스1,

2026년 2월 04일, 오후 06:37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2026.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 합당 제안을 둘러싼 당내 반발에 맞서 전(全) 당원 의견 수렴이라는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내든 모습이다. 최고위원에 이어 중진의원 사이에서도 합당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 대표는 "전 과정은 당원들의 뜻에 달려있다"며 의사 결정의 무게중심을 당원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정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전날(3일) 중앙위원회를 통과한 것을 언급하며 "당원의 뜻은 당 운영에 더욱 세밀하게 반영될 것이며 당원들의 빛나는 집단지성은 당의 역량을 강화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서도 국회의원 간 논란, 토론 여부 이런 것만 보도되는데 정작 당의 주인인 당원들은 토론에서 빠져있다"며 "당원들과 토론도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당 여부는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게 돼 있다"며 "그런 과정 전이라도 합당 여부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해보는게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그런 부분을 최고위원들과 같이 논의해 보겠다"며 "이 논의에서 당원들이 빠진 걸 간과하면 안 된다. (의원과 당원들에게) 동등한 발언권과 토론권을 보장해야 할 것 같다"고 못 박았다.

정 대표가 이처럼 합당 문제에서 당원 참여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당내 역학 구도를 고려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위원 다수가 정 대표의 제안에 제동을 걸었고, 또 합당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탓에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의원들로부터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의사 결정의 축을 당원 쪽으로 옮기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는 당원들 표심에 대한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정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권리당원 표심을 토대로 당권을 잡았다. 지난달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도 친청(친정청래)계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강세를 보였다. 핵심공약으로 추진해 온 1인 1표제 역시 권리당원 영향력을 제도적으로 확대하는 장치다.

이런 배경에서 당원 투표는 정 대표에게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 선택지로 보인다. 지도부 내부 합의나 의원총회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지지 기반이 분명한 권리당원을 전면에 내세워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갈등을 봉합하기보다 오히려 선명하게 드러낸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일부 의원들이 전 당원 투표 방식 자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5.11.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원내대표를 지낸 4선 박홍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전 당원 투표로 결론을 내리려는 흐름은 문제 해결이라기보다 책임 회피에 가깝다"며 "지도부가 시작한 정치적 선택의 부담을 당원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는 갈등을 수습할 수 없고 더 큰 분열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 지도부가 합당 논의를 조속히 정리하지 않은 채 당원 투표를 강행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보이콧 등 집단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최고위원을 지낸 한준호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정 대표의 입장에 대해 "지도자로서는 비겁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의원과 같은 맥락의 비판을 쏟아냈다.

한 의원은 "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한 건 정 대표다. 당원 투표를 하자면 당원들이 분열하고, 당이 분열한다"며 "지도자로서 옳은 방법이 아니고, 지금은 당내 통합을 먼저 이루기 위해 많은 의견을 듣고, 충분히 숙고한 다음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전 당원 여론조사는 예를 들어서 말한 것이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방향만 제시한 것이고 구체적인 방법은 최고위원들과도 얘기하는 것이다. 정해진 절차대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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