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생명 건 승부수' 장동혁, 당내 반발 진압엔 성공…외연확장은 '글쎄'

정치

뉴스1,

2026년 2월 07일, 오전 06:30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거취 표명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2.5 / © 뉴스1 이승배 기자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쌍특검 단식'에 이어 이번엔 정치생명을 담보로 재신임 투표 승부수까지 띄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반대파를 상대로 재신임 투표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시한인 지난 6일까지 사퇴 요구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일단 반대파의 공세가 동력을 상실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장 대표의 승부수가 당을 결속시키기보다는 반대파를 억누르는 방식이라는 지적과 함께, 자칫 지방선거 성적과 맞물려 책임론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지지층 결집에는 성공한 반면 외연 확장으로는 이어지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동혁 대표가 당대표·국회의원·광역자치단체직을 걸고 제시한 재신임을 위한 전 당원투표 제안은 예상대로 장 대표의 낙승으로 끝났다.

친한(친한동훈)계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를 향해 "대표 자격을 잃었다" 등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지만 직접적인 사퇴 요구는 하지 않았다.

장 대표가 승부수를 던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우리가 황교안" 발언과 갑작스러운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등으로 당 내부의 의구심을 샀다.

비상계엄 1년째인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메시지를 내느냐를 두고 당내 반대 여론은 점점 고조됐고, 장 대표는 끝내 이러한 메시지를 내지 않으면서 리더십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24시간 필리버스터'였다. 장 대표는 종전의 최장 기록이었던 17시간 12분을 훌쩍 넘어 24시간을 채우는 결기를 보여주면서 당내 반대파로부터도 호평을 끌어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대안)에 대한 수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친 후 의원들과 포옹하고 있다. 2025.12.23 / © 뉴스1 신웅수 기자

장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는 단식이었다. 단식 직전 당원게시판 논란이 장 대표 체제의 당무감사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거쳐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이라는 결론에까지 이르자 내홍은 확대했다. 이례적으로 당 내부 문제에 나서지 않던 옛 친윤(친윤석열)계 중진들마저 의원총회에서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쌍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단식 농성에 들어간 장 대표는 8일간 단식을 이어가며 또다시 자신의 투혼을 증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 야권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장 대표를 격려하기 위해 방문하며 자신을 보수 결집의 구심점으로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 번의 승부수를 비교하자면, 24시간 필리버스터와 8일에 걸친 단식은 결과적으로 내홍을 잠재웠지만 형식적으로는 여당과의 투쟁이었다. 내부로 쏠리는 시선을 외부로 돌림으로써 자신에 대한 반발을 순간 잠재우는 효과를 거뒀고, 자신을 중심으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도 유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이번 승부수 역시 대표 체제를 견고하게 하는 데엔 성공했지만 겨냥하는 대상 자체가 달라졌다. 여권이 아닌 당내 반대파를 직접 겨냥한 데다 설득이나 대화보단 비판의 목소리를 봉쇄하는 방식이었다. 당내 전반의 여론이 흔들리기보다는 소수파가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임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22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8일째 단식 중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1.22 / © 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공통적인 한계는 장 대표가 리더십 위기 때마다 내건 승부수 모두 확장성 부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련의 사건 때마다 내부에는 강한 파장이 일었지만, 정작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25%를 기록해 더불어민주당(41%)과 16%p 차이가 났다. 국민의힘은 같은 조사에서 장 대표 취임 이후 한 번도 20%대 초중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장 대표의 승부수가 당내 리더십 문제에는 즉각적인 효과를 내지만, 민심 지형을 바꾸는 외연 확장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러한 간극이 지방선거 성적표와 연결될 경우 친한계·소장파의 비토가 책임론으로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4시간 필리버스터부터 단식 투쟁, 이어진 이번 승부수까지 강경 노선 위에서 일련의 위기들을 극복해 온 것"이라며 "이번에도 과시했듯 당심은 문제가 없는데 민심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요행히 당내 위기를 넘긴다고 해도 이후 전개될 지방선거 국면에서 승산이 있지 않으면 이마저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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