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특별법, 100점 아니지만 권역별 거버넌스 마중물될 것"

정치

뉴스1,

2026년 2월 09일, 오후 12:27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국회(임시회) 행정안전위원회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에서 신정훈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2.9 © 뉴스1 이승배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9일 주최한 '행정구역 통합 관련 특별법 제정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에서는 관련 광역자치단체들과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행정통합이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고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국가전략이라는 점을 공통으로 짚었다. 다만 특별법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 중앙정부 조정 체계가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랐다.

진종헌 공주대 지리학과 교수는 행정통합이 5극 3특 균형성장을 현실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100점짜리 답안이 아니더라도 대전·충남, 대구·경북, 광주·전남의 통합, 부산·경남의 통합이 이뤄지면 권역별로 거버넌스를 강력하게 형성하는 데 있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현실성이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보였던 균형성장 전략의 거버넌스가 실제로 가능해질 것이라는 의견"이라고 했다.

다만 통합 이후에도 지방정부가 부처별 사업을 쫓아다니는 구조가 지속되면 하향식 성격이 바뀌기 어렵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통합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핵심 부처의 이견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며 "교과서적으로는 지방시대위원회가 해야 하지만, 지방시대위원회의 제도적인 위상으로는 어려워서 총리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는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의 특례 조항을 검토한 결과 "통합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되는 필요한 특례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다국적기업 유치를 위한 세제 권한과 교육자치 특례, 주민참여·자치 특례 등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여영현 선문대 행정공기업학과 교수는 행정통합·지방분권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크다면서도 명칭과 재정 설계, 예타 특례 등에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정지원 방식과 규모가 불확실하면 지역 설득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성진 대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구·경북이 인구 감소와 성장 둔화 등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스스로 노력이 부족한 것을 원인으로 삼을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현재의 지방행정체계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이라며 "행정통합을 통해 인구 500만의 거대 생활권을 형성하고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비수도권이 새로운 성장 거점을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민현정 광주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도 "호남권은 지난 60년간 가장 많은 인구가 살았던 권역에서 인구가 가장 작은 권역이 됐고, 1인당 GRDP(지역 내 총생산) 수준도 낮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심각한 본질은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 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견고한 악순환의 고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창기 대전충남행정통합 민관협의체 공동위원장은 "대전의 과학기술은 아시아에서 집적도가 1위이고, 충남은 산업 인프라가 대단히 좋다"며 "이 두 가지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서 수도권 못지않은 강력한 지방정부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선 광역단체장 참고인 채택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으나, 여야 간사 간 합의로 이들이 발언하기도 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중앙정부가 가진 권한을 더 내려주고, 더 줄 때만이 지방분권은 가능하다"며 "이번 기회에 국가 대개조 차원의 지방분권을 논의해줬으면 좋겠다. 이것이 지방선거에 앞서 졸속하게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강기정 광주시장은 "자치분권에 대한 요구가 충분히 특별법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라면서도 "이후에는 어느 시점에 완전한 연방제 수준의 지방정부 선언을 할 때까지 시범 실시라는 관점에서 추진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지역이 스스로 산업을 육성하고 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핵심적인 산업 이양 특구 조성에 대한 부분은 반드시 권한 이양 임의조항이 아닌 좀 의무조항으로 해서 권한 이양이 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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