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특검 추천 논란까지 깊어지는 내홍…황명선 "전준철 대변인이냐"

정치

뉴스1,

2026년 2월 09일, 오후 01:00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언주 최고위원을 비롯한 지도부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성윤 최고위원의 모두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2026.2.9 © 뉴스1 유승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 이어 2차 종합 특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으로 내홍이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해당 사안을 놓고 친청(친정청래)계와 반청(반정청래)계가 또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정권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전례 없이 여당발(發) 혼란상이 지속되면서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은 물론 당정청(당·정부·청와대) 관계 회복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정청래 "한 몸처럼 움직이겠다"…반청계는 '부글'
정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지금껏 그래왔듯이 올해에도 당정청은 한 몸처럼 움직이겠다"며 "변함없는 원팀 정신으로 대한민국 대도약을 힘차게 견인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회의장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곧바로 이언주 최고위원은 당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변호인단에 속했던 전준철 변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한 데 대해 문제 삼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이례적으로 여당이 아닌 야당인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2차 특검으로 인선했는데, 이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불쾌함이 있었다고 보도됐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통령이 기소된 대북 송금 사건에서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최고위원은 "단순 실수로만 치부할 수 없는 뼈 아픈 실책"이라며 "우리 당과 대통령에게 심각한 정치적 부담을 주는 행위였으며, 제2의 체포동의안 가결 시도와 다름 없다는 게 당원과 지지자들의 시각"이라고 했다.

이어 "합당 이슈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건도 최고위 패싱이 있었고 법사위도 패싱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말을 보탰다.

그는 "분명한 사고다. 변명으로 덮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마치 별일이 아닌데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식의 물타기는 용납될 수 없다. 정중하고 진솔한 사과가 필요하고 이번 인사 논란을 계기로 당 시스템 전반을 처음부터 재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황 최고위원은 "지난 몇 개월간 대통령을 돕기보다는 부담을 드리고 때로는 대통령을 외롭게 만든 순간이 적잖다"며 "이 점은 저부터 뼈저리게 반성한다. 다시는 이런 기막히고 부끄럽고 미안한 일이 반복되지 않게 깊은 자성과 함께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또한 "상식과 원칙, 당원으로서의 제 신념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 비공개 합당 문건 문제로 당에 대한 신뢰와 원칙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강 최고위원은 당이 철저하게 '민생과 개혁'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를 만들었을 때 그 마음으로, 다시 그 초심으로 돌아가서 제대로 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나서는 이성윤 최고위원을 붙잡고 있다. 왼쪽은 정청래 대표. 2026.2.9 © 뉴스1 유승관 기자

거듭 사과한 정 대표…황명선, 이성윤 향해 "전준철 대변인이냐"
이런 가운데 앞서 전 변호사를 추천했다고 밝힌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전 변호사가 대북송금 조작 의혹 사건의 변호인이 아니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면서 정면 대응을 하고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있지도 않은 의혹이 확산되는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제게도 특검을 천거하는 과정에 있어 정치적 해석과 음모론적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한편으로는 소통이 부족했음을 느낀다.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좀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했는데, 이는 예상보다 약한 수위의 사과 표명으로 평가됐다.

전날(8일) 정 대표는 박수현 수석대변인을 통해 "이 대통령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대리 사과', '간접 사과'와 같은 지적도 나왔던 가운데 정 대표는 이날(9일) "오늘 다시 한번 대통령께 누를 끼친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다시 한번 사과 말씀드린다"고 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직접 사과했다.

이 최고위원은 같은 날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서도 전 변호사는 쌍방울 측 임직원들의 횡령·배임에 관한 건을 다뤘을 뿐이고 "초기에 좀 하다가 이상해서 그만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특히 전 변호사를 "윤석열이 제일 싫어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어준 씨는 이날 "전준철이 (특검을) 했어야 하네"라고 언급했다.

황 최고위원은 공개 회의 종료 후 비공개 회의를 위해 이동하면서 이 최고위원을 향해 "전준철의 대변인이 아니지 않느냐"며 "대표 혼자의 책임이 아니라 공동 책임이다. 지도부가 전준철 대변인처럼 얘기하면 되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고리로 한 소란과 분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태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 최고위원 등을 겨냥했는데, 이 최고위원의 사퇴 및 문정복 최고위원도 언급하며 당 시스템 정상화를 위한 5대 과제를 제안한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과 문 최고위원은 친청계로 분류되는 인사들로, 현재 친청 우위 구도의 지도부를 흔드는 일에 이 의원이 지원 사격에 나선 모습이다. 이 대통령의 '대장동 변호사'로도 불리는 이 의원은 이·문 최고위원과 강 최고위원이 선출된 지난 최고위원 선거에서 낙마한 바 있다.

박홍근 의원은 이날 KBS '전격시사' 라디오에서 "완전 시스템의 오류고 검증의 실패"라며 "합당에 이어 연타석으로 소위 헛스윙 또는 똥볼을 차는 게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딴 마음이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논란이다. 이 상황을 이제는 정말 지도부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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