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호위함 수주전도 ‘K원팀’ 출격

정치

이데일리,

2026년 2월 10일, 오후 07:13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호위함 수주전에서도 한국과 유럽 조선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과거 호주 호위함 수주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원팀’ 전략으로 정면 승부에 나선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막한 ‘WDS 2026’(World Defense Show)에 참가해 사우디 맞춤형 호위함 ‘HDF-6000’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우디 호위함 사업은 6000톤급 호위함 5척 규모로 예상된다. 이르면 올해 중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사업은 하이엔드급 전력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한국은 물론 유럽 주요 해양방산 기업들이 전략적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일(현지시간) WDS 2026 현장을 찾아 HD현대중공업 부스에서 사우디 수출용 HDF-6000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한국의 수주 전략은 ‘우리끼리’ 경쟁하다 실주한 호주 호위함 사업 경험에서 출발했다. 방위사업청 주관 아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해 2월 함정 수출 ‘원팀’ 구성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은 대형 해외 함정 수출 시 수상함은 HD현대중공업이 주도하고 한화오션이 협력하며, 잠수함은 한화오션이 주도하고 HD현대중공업이 협력하는 역할 분담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한화오션이 ‘팀 코리아’를 이끌고, 사우디 호위함 사업에는 HD현대중공업이 한국 대표 주자로 나섰다.

한국이 제안한 HDF-6000은 함종은 호위함이지만 성능과 제원은 구축함급에 준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함·대공·대잠·대지 공격 능력을 모두 갖춘 다기능 임무 수행 함정으로, 사실상 ‘이지스급 호위함’으로 평가된다.

탐지 체계로는 유도탄 탐지·추적·교전이 가능한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를 비롯해 전자전 대응용 센서, 잠수함 탐지를 위한 선수배열소나와 예인선배열소나가 탑재될 예정이다. 무장으로는 48셀 수직발사체계(VLS), 사거리 연장형 76㎜ 함포, 대함미사일 8발, 근접방어무기체계(CIWS)를 갖췄다. 생존성을 강화한 특수 설계를 적용해 전투 지속 능력도 높였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설계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접목해 유럽 업체들과도 경쟁 가능한 하이엔드급 수출형 모델을 완성했다”며 “국내용 호위함 대비 대양 작전 지속성, 승조원 거주성, 미래 확장성을 고려해 6000톤급 수출형 함정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우디 호위함 사업에는 프랑스 나발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 등 유럽 해양방산 전통 강호들이 참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발그룹은 현재 사우디 해군이 운용 중인 알 리야드급 호위함에 대한 기술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반티아 역시 약 2200톤급 사우디 호위함 사업을 수행 중이다. 특히 TKMS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한화오션과 경쟁하고 있는 업체다.

팀 코리아의 필승 전략은 사우디 요구조건 충족이다. 사우디는 호위함 도입과 연계해 자국 내 조선·함정 건조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함정 수출·MRO 사업과 페루 해군 현지화 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맞춤형 현지화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사우디 IMI 조선소 건립에 합작 투자자로 참여한 만큼, 선도함 건조 이후 후속함의 현지 건조도 IMI와의 협력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설계·건조·MRO 역량과 공급망을 포함한 종합 현지화 전략에서는 경쟁사 대비 우위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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