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동산감독원 설치 본격화 국힘“국민사생활 감시 선언”

정치

이데일리,

2026년 2월 10일, 오후 07:17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여당이 법원 영장 없이도 부동산 불법 행위 조사 대상자의 금융거래와 대출 현황 등 민감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한 부동산감독원 설치에 관한 법안을 발의했다. 야당은 ‘부동산 빅브라더’ 출연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따라 향후 법안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이런 내용의 ‘부동산감독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대표 발의에 나섰다. 김현정 의원은 “이번 법안은 국토교통부, 국세청, 경찰 등으로 파편화된 현행 부동산 관리 체계 한계를 극복하고, 범정부 차원의 통합 콘트롤타워를 구축해 지능화된 부동산 범죄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엄격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말한 것의 후속조치 격이다.

개정안은 우선 국무총리 소속으로 부동산감독원을 두도록 했다. 또 집값 띄우기, 실거주 위반 등 부동산과 관련한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직접 조사와 관계기관 간 조사ㆍ수사 또는 제재 등 업무에 관한 기획·총괄 및 조정 등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특히 개정안은 부동산감독원이 국가기관 등에 부동산거래신고, 금융, 과세, 행정자료 등을 요구할 수 있고 이를 조사에 활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다만, 이런 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 미리 부동산감독협의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부동산감독협의회는 부동산감독원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두는 심의 의결기관이다. 의장 1명을 포함해 15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된다.

금융거래 정보와 대출 현황 등 조사대상자의 민감 정보가 법원의 영장 없이 열람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우려에 김현정 의원은 “조사 단계에서는 지금도 금감원 등에서 각종 자료(금융거래 정보)를 요청할 수 있어 그 프로세스를 따르는 것”이라면서 “수사로 전환됐을 때는 형사소송법 근거해 반드시 법원 영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개정안은 부동산감독원이 부동산불법행위 신고센터를 운영토록 했다. 부동산감독원 소속 직원에게는 집행력 확보 차원에서 특별사법경찰권도 부여했다. 수사 범위는 시세 조작, 부정 청약 등 부동산 관련 26개 법령의 주요 불법행위다. 김 의원은 ‘특사경권’ 부여를 위해 별도의 관련 법안 개정안도 동시에 내놨다.

야당은 부동산감독원을 ‘초강력 권력기구’라고 반대했다. 검사 출신의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부동산감독원은 상시 감시와 직접 수사를 결합한 초강력 권력기구에 가깝다. 자체 판단만으로 조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한 구조는 행정부 산하 기관에 인지수사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특별사법경찰 권한까지 결합되면서 거래, 세금, 금융, 임대 등 부동산 전 영역의 정보화 수사 권한이 한 기관에 집중된다”라고 지적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은 불법 단속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국민 사생활을 국가가 들여다보겠다는 선언에 가깝다”면서 “민주당이 완충 장치로 내세운 부동산감독협의회는 국무총리실 산하 기구로 정부·여당의 정책 기조에 반하는 결정을 내려 정보 수집을 제한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상반기 내 이번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법안을 담당하는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어 논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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