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전날 정 대표는 지난달 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한 지 19일 만에 합당 논의를 지방선거 때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방선거 이후 합당을 재논의하기론 했지만 민주당이 곧바로 8월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깊이 있는 논의를 하긴 여의치 않다.
합당 논란으로 정 대표는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합당 같은 중대사안을 한병도 원내대표에게까지 알리지 않고 독단적으로 추진한 데다가 결과적으로 정 대표가 아직 여당에서 소수파라는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합당 논쟁이 격화되고 지도체제·당명 변경 의혹까지 나오면서 정 대표 측은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 대표는 합당이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것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비당권파에선 정 대표가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혁신당원을 끌어들여 지지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합당을 제안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 전 합당이 무산되고 당내 여론이 악화하면서 정 대표의 당 대표직 연임 가도는 상대적으로 이전보다 험난해졌다. 결국 정 대표로선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카드밖에 안 남아 있다.
처지가 어려워지긴 조국 혁신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지방선거 전 합당이 불발되면서 조 대표는 혁신당 간판으로 지방선거를 이끌게 됐다. 조 대표 자신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한 원내 복귀를 염두에 두고 수도권이나 호남 지역구를 재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금 혁신당이 독자적으로 지방선거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7~9일 실시한 무선전화 임의번호걸기(RDD) ARS 조사에 따르면 혁신당 지지율은 2.2%에 그쳤다. 호남에서도 3.2%로 민주당(72.2%)과 격차가 컸다. 이런 상황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려면 각 지역마다 민주당과 단일화 협상을 해야 하는데 샅바싸움이 불가피하다.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적표를 거두지 못하면 이후 합당이 논의된다고 해도 혁신당은 주도권을 잃을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조 대표는 정 대표가 제안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 준비위원회’ 구성을 받아들였다. 위원회는 일단 각 당내에서 합당 여론을 수렴한 후 점차 당 대 당 연대·통합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