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4심제' 뒤통수에 李대통령 오찬 당일 취소…총공세

정치

뉴스1,

2026년 2월 12일, 오후 04:22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 오찬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2.12 © 뉴스1 이승배 기자

국민의힘은 12일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을 약 1시간 앞두고 전격 불참을 결정하고 본회의를 전면 보이콧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재판소원 도입(일명 4심제)과 대법관 증원법안을 강행 처리한 데 따른 반발이다.

이날 국민의힘은 비상 대응 체제로 움직였다. 오전 9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응을 논의한 뒤, 오전 11시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이 장동혁 대표의 오찬 불참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오후에는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지도부가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데 이어 규탄대회를 열었다.

장 대표는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한 손으론 등 뒤에 칼을 숨기고 한 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것에 대해서 응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국민의 민생을 논하자고 하면서 모래알로 지은 밥을 씹어먹으러 청와대에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비판했다.

최근 민주당 특검 후보 추천 논란 등과 맞물려 당청 갈등도 부각했다. 장 대표는 "정 대표가 대통령의 엑스맨을 자처하고 있다"며 "오찬 회동 잡힌 날 사법개편안을 통과시킨 것이 이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본회의가 예정된 시각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재명 대통령 재판 뒤집기 4심제 위헌악법 규탄!'이라는 현수막과 '헌법파괴 4심제', '이재명 재판 뒤집기 대법관 증원 규탄' 등의 피켓이 내걸렸다. "이재명 정권 방탄법안 강행처리 규탄한다", "4심제·대법관 증원 민주당은 철회하라"는 구호도 이어졌다.

송 원내대표는 두 법안 통과를 두고 "명백한 반헌법 쿠데타"라며 "압도적 다수를 앞세운 민주당이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완전히 파괴하고 사법부 장악을 위한 입법을 추진하는 목적이 이재명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도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군사 작전 하듯이 두 가지 법을 통과시켰다"며 "특히 4심제의 논의 시간은 도합 단 3시간"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이 대통령 재판에 무적치트키를 안겨준 꼴"이라며 "범죄자 대통령 한 명 때문에 나라가 아수라판"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도 전면 보이콧 하면서 여야가 합의 처리하기로 했던 80여 건의 법안 처리에 차질이 빚어졌다. 국민의힘이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검토하자, 민주당은 과거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던 법안을 제외한 66건만 상정했다.

이날 첫 회의를 연 '대미투자특별법' 특별위원회 역시 국민의힘의 반발로 현안보고를 시작하지 못한 채 20여 분 만에 정회했다. 국민의힘은 "정상적인 회의 진행이 어렵다"며 민주당 책임론을 폈다.

이번 오찬은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의 제안으로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가 앞서 영수회담을 제안한 만큼 설을 앞두고 민생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법사위에서 사법개편안이 처리되면서 기류가 급변했다는 게 국민의힘 설명이다.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오찬 참석을 만류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민주당 내부 문제가 심각하니까 자기네들 아름다운 화면을 만들기 위해 야당 대표를 부르는 것 아니냐"며 "이런 연출극에 결코 가서 들러리 서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민수·양향자 최고위원도 비슷한 취지로 참석 재고를 요청했다. 결국 장 대표는 최고위 후 한 차례 더 지도부 의견을 수렴한 끝에 불참을 최종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오찬 취소와 본회의 보이콧의 책임이 전적으로 민주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의장실에 항의 방문한 뒤 "여야 간 오랜만에 협치로 갈 수 있는 사안이었는데 민주당에서 일방적으로 사법파괴 악법을 강행해 이런 모습이 국민께 비쳐져 송구하다"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