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의무소각' 3차 상법 공청회…“기업사냥꾼 육성법” vs “예외 규정 충분”

정치

이데일리,

2026년 2월 13일, 오후 06:00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자사주 의무 소각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을 앞두고 국회가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전문가들도 자사주가 주주 전체가 아닌 지배주주 경영권 방어 및 영향력 강화에 사용되지 않도록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경영권 방어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 충돌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법안소위는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장에서 ‘상법 개정안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상법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가 본격적 개정 논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다.

민주당은 당내 ‘K자본시장 특위’를 통해 1,2차 상법에 이어 자사주 의무소각을 골자로 한 3차 상법개정을 추진 중이다.

민주당안(오기형 의원 대표발의)에는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한 경우 1년 내 소각을 원칙으로, 자사주를 교환·상환 대상으로 사채를 발행하지 못하고 회사 합병·분할 시 자기주식에 분할신주를 배정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른바 ‘자사주 마법’의 방지다. 다만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제도 실시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외에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한 자사주 등에 한해 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을 받으면 의무소각 예외를 인정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국회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열린 3차 상법 개정안 공청회(사진 = 연합뉴스)
자사주 의무 소각에 반대한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사주는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며 “이렇게 묶어버리는 것이 과연 맞는지, 다른 퇴로를 열어놓지 않으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자사주를 보유하기 위해)1년마다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는다”며 “주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유통되는 주식수가 줄어드는 것이 보다 (주가에)매력적이기 때문에 아마도 소각을 지향할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주총서 에외를 인정받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같은 입장인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학 교수는 “현재 기업들이 보유한 자사주가 140조원 정도인데 소각하면 성장, 고용, 분배 어느 것이 좋아지나. 주가가 오른다고 하지만 막연한 기대”라며 “(3차 상법 개정으로)이익을 얻는 사람들은 기업사냥꾼, 행동주의펀드다. 갈라파고스적 기업사냥꾼 육성법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국내 상장사 자사주 처분 공시에 따르면 25.7%가 특정인이나 특정회사를 대상으로 처분이다. 17.9%를 차지하는 교환사채 발행도 문제”라며 “상법 개정이 통과되면 이렇게 자사주를 활용하지 못할 것 같으니 지난해 12월 자사주 처분이 급증했고, 이중 특정대상 처분이 절반(55.5%)이다. 반드시 제도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황 연구위원은 “지금 발의된 법안은 자기 주식을 무조건 소각하도록 강제하지 않는다”며 “주주들이 보유 처분을 승인한다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그래서 임직원 보상이나 M&A를 위한 활용은 개정안에서도 가능하다”고도 부연했다.

자사주 의무소각에 찬성한 김우찬 고려대 교수 역시 “지배권(경영권)을 보호하는 것인 선의인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경영권 방어는 기업가치를 올려서 해야지 자사주 편법을 통한 방법은 회사·주주·국민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배권이 보호되는 순간 경영자도 사익편취하고 효율성을 올리지 않는다”고 했다.

국회 법사위, 법안소위 3차 상법 개정안 공청회(사진 = 연합뉴스)
공청회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도 각각 다른 의견을 냈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3차 상법 개정안에)주주총회를 통해서 (의무소각)예외를 둘 수 있는 조항을 만들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반면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주주총회를 통해 예외를 인정한다고 하나 주주도 파편화되어 있고, 대기업의 경우에는 주주 파악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이상론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이자 제1소위원장인 김용민 의원은 “공청회 이후 법사위는 신속하게 3차 상법 개정안을 법안심사를 하고, 2월 임시회 중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2월 임시국회 시한은 다음달 3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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