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배송 추진에 소상공인 '부글'…與산자중기위 속도조절

정치

뉴스1,

2026년 2월 14일, 오전 06:00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등 참여연대 회원들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6.2.12 © 뉴스1 이호윤 기자

지난 8일 제6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나온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 추진 소식에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정책을 관할하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소속 의원 사이에서마저 '원점 재논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산자중기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형마트 온라인 규제 완화에 대한 내용 검토와 논의를 중점으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8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대형마트도 쿠팡처럼 새벽배송에 나설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는 유통 산업의 규제 불균형을 해소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밤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다.

이 같은 소식에 소상공인들은 반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대형마트에 새벽배송 날개까지 달아주는 것은 골목상권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겠다는 처사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소상공인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인태연 이사장도 "너무 속도가 빠르다"며 "쿠팡의 독과점을 막는다고 하는데 대기업의 독과점도 만만치 않다. 둘이 경쟁하게 만들면 자영업자가 중간에서 터진다"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9 © 뉴스1 유승관 기자

상생 방안 약속했지만 소상공인 "우리와 대화한 적 없다" 반발
민주당은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 완화와 함께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고위당정회의 이튿날인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상공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온오프라인 시장이 공존할 수 있는 상생 방안도 빈틈없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상공인 업계는 이해관계 당사자인 자신들과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안 추진 필요성을 설득하거나 상생 방안의 방향 등을 공유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소공연 관계자는 "소공연은 (이번 이슈에 대해) 지금까지 논의가 이뤄지는 동안 한 번도 직접 대화한 적이 없다"며 "상생 방안이라는 것은 새벽배송 허용을 전제로 하기에 이 역시 반대한다"고 말했다.

오세희 민주당 의원(소상공인위원장) 역시 "온라인 새벽배송 규제는 지역 대형마트와 소상공인의 적절한 동반 상승을 위한 보호장치"라며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이 필요한 것은 새벽배송 허용을 전제로 한 상생안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진정으로 민생을 말한다면 이번 사안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마트산업노동조합, 전국택배노동조합,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추진하는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고 있다. 2026.2.6 © 뉴스1 권현진 기자

산자중기위 소속 與 의원들 "내용 검토 더 해보자"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자 산자중기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우선 대형마트가 새벽배송을 하기 위해서는 물류센터와 같은 인프라가 필요한데 해당 시설에 대한 규제 여부를 먼저 확인하기 위해 생활물류법 등 관련 법을 살펴볼 예정이다.

산자중기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은 빨리 진행하지 않을 것 같다"며 "생활물류법 등 관련 법을 먼저 논의한 뒤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이 영향을 받는 법 개정을 추진하려면 발표부터 할 게 아니라 연구와 실태조사를 면밀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산업통상부에 전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산자중기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내용 검토를 더 해보자는 분위기"라며 "고위당정에서는 방향에 대한 결정을 내린 거고 현장에서 적용하기 위한 법 개정 문제는 또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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