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한동훈 갈등에 보수 두동강…지방선거 후가 본 게임

정치

뉴스1,

2026년 2월 14일, 오전 06:50

한동훈(왼쪽)·장동혁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국민의힘 전·현직 대표 간 갈등으로 촉발된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은 사실상 양분된 모습이며, 선거 이후에도 간극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한(장동혁 대표·한동훈 전 대표) 갈등은 단순한 인물 간 갈등을 넘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의 진로'를 둘러싼 진영 간 노선 대립 성격이 짙다는 이유에서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의결 이후 당 지지층은 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장동혁 지도부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세력을 중심으로 결집한 한 전 대표 측이 각자 행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 전 대표는 지난 8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1만 5000명이 모인 가운데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고양 킨텍스에서 1500석 규모로 진행했던 행사보다 10배 늘어난 규모로, 지지층 결집력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제풀에 꺾이지 않겠다"고 말하며 사실상 장동혁 지도부를 겨냥했다.

반면 장동혁 지도부는 한 전 대표에 대한 직접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이미 제명된 인물에 대해 더 이상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기류다. 대신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절차에 나서는 한편, 중앙당 공천권을 강화하는 등 당 장악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설맞이 봉사활동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2.13 © 뉴스1 김명섭 기자


당 내부에서는 양측의 갈등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 대표는 탄핵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이미 결론 난 사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계엄과 탄핵, 절연 등에 대한 질문에 "그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달 7일 기자회견에서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사과했지만,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강성 지지층 이탈을 우려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과, 보수 지지층 전반을 포용하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 엇갈렸다.

다만 당권파 내부에서도 '윤 어게인' 기조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최근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서 "윤 어게인만으로는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발언했다가 지지층 반발이 일자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지도부가 강성 지지층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딜레마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신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2.8 © 뉴스1 김도우 기자

한 전 대표 측은 윤 어게인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을 반대하거나 윤 어게인을 외치거나 과거 계엄을 옹호했던 사람들과 절대 함께 못 간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지금 우리가 윤 어게인이나 계엄 옹호 방향으로 뭉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보수 재건을 위해서는 과거와의 단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당내 친한계는 장 대표를 향한 '재신임을 요구하려면 직을 걸라'는 경고성 발언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지방선거 이후 지도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단 정면충돌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탈당설도 일축한 채, 당내에서 세를 유지하며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장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친한계의 갈등은 지방선거 이후 더욱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경우 갈등이 일시적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지만, 부진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당권 재편 움직임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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