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2.12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맞는 설 연휴를 비교적 조용히 보내며 정국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공식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고 관저에 머물면서 부동산 시장 동향과 통상 문제 등 핵심 사안에 대한 보고를 수시로 받으며 현안 점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통령은 외부 일정 대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대국민 소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18일까지 별도의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로 이전한 뒤 처음 맞는 명절 연휴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연휴 기간 주요 국정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되 참모진의 휴식도 배려하며 필수 인력 중심으로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개월여간 쉴 새 없이 달려왔던 만큼 휴식을 취하면서 향후 국정 운영 구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설 연휴 직전 2차례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사업인 '그냥 드림' 사업장을 찾는 등 직접 민생 현장을 챙긴 것도 연휴 구상을 위한 행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공개 행보를 줄인 배경에는 최근 이어지는 민생·경제 현안이 적지 않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집값 불안 심리가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지속해서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내고 있다.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수출·산업 대응 전략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에 연휴 기간 이 대통령이 공개 행보보단 정책 방향을 정교하게 다듬는 데 시간을 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응급의료현장 간담회에서 관계자의 보고를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29 © 뉴스1 이재명 기자
설 연휴에도 쉬지 않는 SNS 소통…연휴 첫날에도 3차례 게시글 작성
이 대통령은 연휴 기간 공개 행보는 줄이되 SNS를 통한 대국민 소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연휴 시작 전날인 지난 1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한 지지자가 '대통령님과 직접 소통하는 것 같아 대통령님 올려주시는 글(이) 기다려진다'고 글을 남기자, "주권자 국민의 대리인이 주권자와 당연히 직접 소통해야지요.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답글을 올렸다.
당장 연휴 첫날인 14일엔 3차례나 게시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전날(14일) 오전 0시 10분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증거 조작 정황을 다시 한번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한 게시물을 올렸는데, 해당 게시물은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 실제는 위례신도시였던 부분이 이 대통령을 연상시킬 수 있는 '윗어르신'으로 조작됐다는 내용이었다. 이 대통령은 "황당한 증거조작이지요. 무수히 많은 사례 중 하나"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부동산 메시지에 대해 "겁박"이라고 지적한 것을 소개, "다주택을 팔라고 직설적으로 압박한 적도, 매각을 강요한 적도 없다"며 반박하는 글을 2차례 올렸다.
이전 대통령과 다른 행보…文 평창올림픽 올인, 尹 해외 순방 귀국 후 휴식
이같은 이 대통령의 설 연휴 행보는 이전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이 맞은 첫 설 연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2월 취임 후 첫 설 연휴를 맞았지만, 당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이었던 만큼 설 명절 당일만 휴식을 취하고 나머지 기간은 대표팀 경기 관람과 관계자 격려, 외교일정을 소화하는 데 할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1월 취임 후 첫 설 명절을 맞았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설 연휴를 앞두고 6박 8일간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를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연휴 첫날인 같은해 1월21일 귀국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귀국 당일 김건희 여사와 설 연휴 영상 메시지를 낸 것을 제외하곤 연휴 기간 한남동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퇴장 명령을 한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9.22 © 뉴스1 신웅수 기자
부동산·통상·협치·행정통합 등 국내 현안 산적…직후엔 브라질 정상외교
이 대통령의 연휴 구상에서 당면한 국내 현안 중 핵심은 부동산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전날 SNS에 2차례 관련 글을 올린 것에 더해 지난 13일에도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중단되는 5월 9일 이전에 집을 팔도록 유도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만큼 부동산 문제가 이 대통령의 정국 구상에 있어 가장 앞단에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문제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대미 투자 지연 문제가 일부 해소되면서 관세 인상 유예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국회에서 관련 특별법 논의가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 여야는 다음 달 9일까지 대미 투자 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사법 개혁 법안 처리 과정에서 갈등이 격화되며 특별위원회 첫 회의가 파행을 겪었다.
국회와의 협치 문제 역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추진했지만, 야당이 사법 개혁 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불참을 선언해 일정이 무산됐다. 경색된 국회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진 중인 행정 통합을 둘러싼 지역 반발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관련 특별법을 의결했지만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어, 법안 처리 이후 여론 설득이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연휴 직후에는 정상 외교 일정도 예정돼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오는 22~24일 국빈 방한하며, 23일에는 정상회담과 양해각서(MOU) 서명식, 국빈 만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룰라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2005년 첫 임기 당시 이후 21년 만이다. 이번 회담에선 교역·투자, 기후·에너지, 우주·방산, 과학기술, 농업·교육·문화 등 다양한 분야 협력 확대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돼, 연휴 기간 관련 준비도 병행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한·브라질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9 © 뉴스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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