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하정우는 “프롬프트가 워낙 좋아서….”라면서 겸손의 모습을 보인다. 오픈AI 샘 올트먼이 챗GPT에 적용해도 부족함 없는 겸손 모드다.
수석 하정우를 보면 ‘그 분야에 실력 있는 사람을 모셔 쓴다’라는 이 대통령의 인사 철학이 엿보인다. ‘어떻게 저 사람을 데리고 올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절로 나온다. AI수석 자리가 생기고 여러 후보군이 난립할 때까지만 해도 생각지 못한 인물이었다. 나이가 가장 젊었고 ‘창업을 해도 수백억원 투자를 쉽게 받을텐데 뭣하러...’라는 생각이었다.
하정우는 본인의 연봉과 스톡옵션까지 포기하며 청와대에 왔을 것이다. 그전과 다른 생소한 조직 사회에서 일하는 점도 쉽지 않을 듯 하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중에서는 젊은 축에 들어간다. 허나 요새는 주변 장년들에 보조를 맞추는 듯 하다. ‘폭삭 늙었수다’가 그의 얼굴에서 보인다. 참고로 수석 하정우는 배우 하정우보다 한살 형이다. 동안 대결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것 같다.
2025년 초 젊었을 시절 하정우 (하정우 AI수석 SNS)
남들이 하지 않았던 공부는 하정우에게 ‘신의 한 수’가 됐다.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2017년 구글에서 ‘트랜스포머’라는 AI 모델을 발표했다. 특정 분야만 잘하는 AI가 아니라 범용적으로 대화하고 답을 내놓는 생성형 AI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2022년 말 챗GPT의 출연은 관련 업계에 충격을 줬다.
누군가는 이 상황을 진단하고 설명해줘야 했다. 다들 AI관련 똘똘이 스머프를 원했고 하정우의 경력은 만개할 수 있게 됐다. 또 하정우는 네이버의 거대언어모델(LLM) ‘클로바X’ 개발을 총괄했다. 국내 최고 포털·플랫폼 기업 네이버에서 AI개발을 맡고 있다 보니 더 믿음이 갔다. 자신의 생각을 담은 대담집을 책으로 출간했고 AI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넓혔다.
물론 네이버가 내놓는 생성형 AI는 선도주자 챗GPT나 클로드, 제미나이와 비교하면 시장 점유율이 낮다. 미국과 중국을 비교하면 초라하지만 일본이나 프랑스 등 다른 후발주자와 비교하면 우수한 수준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 AI업계에는 큰 자산이다. 이 대통령이 네이버 LLM 개발에 관여했던 하정우, 그런 네이버에서 최고경영인(CEO)로 일했던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예뻐라하는 게 이해가 된다.
하정우가 청와대에서 지금 하는 일도 한국형 LLM의 근저를 까는 데 있다. ‘어공’(어쩌다 공무원) 관료 이전에 ‘정부에서 일하는 경력직 임원’인 셈이다. ‘네이버에서 했던 일’을 ‘국가에서도 하라’는 뜻인데 이는 ‘소버린AI’로 귀결된다.
소버린(Sovereign)은 ‘자주적인’, ‘주권이 있는’이라는 의미인데 국가단위의 AI라는 개념이 크다. 챗GPT 등이 가끔 괴랄한 답변을 내놓지만 AI는 인간의 주요 조언자로 나서고 있다. 이런 조언자가 ‘혀꼬인 나라’ 국적의 한국어를 쓰는 척한다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 귀하다는 GPU를 26만장이나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AI’를 잘 아는 현업 출신들이 정부·청와대에 있었던 이유도 컸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하정우의 청와대 영입은 여러 의미를 던진다. ‘소버린AI’가 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징후다.
지난 2025년 말 청와대 출입기자(경제지)들과 인터뷰를 하던 하정우
그나마 다행인 게 하정우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 개발자의 모습’에서 벗어나 보인다는 점이다. ‘안 해본 일’에 대한 모험심과 ‘안 겪어본 사람’에 대한 호기심으로 지금을 즐기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