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군 인사 라인 ‘문민화’…인사기획관리과장 일반직 전환

정치

이데일리,

2026년 2월 17일, 오전 09:2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가 장군 인사를 총괄하는 핵심 보직을 일반직 공무원에게 개방하는 내용의 직제 개편에 착수했다. 육군사관학교(육사) 출신 장교들이 사실상 독점해온 인사 라인의 ‘심장부’를 문민에게 맡기겠다는 것으로, 군 인사 구조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국방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인사복지실 산하 인사기획관리과장을 현역 영관급 장교 보직에서 부이사관·서기관 등 일반직 공무원 보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장성급 장교 인사를 전담하는 ‘군인사운영팀’을 신설하고, 팀장 역시 서기관급 공무원이 맡도록 했다.

인사기획관리과는 군 인사정책과 계획을 총괄하는 부서로, 장군 진급·보직과 직결되는 요직이다. 그동안 육사 출신 인사 특기 대령이 과장을 맡는 것이 관례였고, 상당수가 이 자리를 거쳐 준장으로 진급해왔다. 사실상 장군 인사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해온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해 9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대장 진급자들로부터 거수 경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국방부는 장군 인사 실무를 책임지는 장군인사팀장 직위에 이미 4급 서기관을 배치했다. 장군 인사를 논의하는 핵심 실무 라인에 민간 공무원이 임명된 것은 전례가 없다는 평가다. 또 국방부 인사기획관에 기술고시 출신 일반직 공무원이 임명되면서, 장성 인사를 총괄하는 국장·팀장 라인이 모두 문민으로 채워지는 구조가 형성됐다.

인사기획관은 1963년 설치 이후 2005년까지는 현역 장성이, 이후에도 예비역 장성이 맡아온 자리다. 여기에 인사기획관리과장까지 일반직으로 전환될 경우, 군 인사 최상위 구조에서 현역 군인의 영향력은 대폭 축소된다.

이 같은 변화는 64년 만의 문민 국방부 장관인 안규백 장관 취임 이후 본격화된 ‘문민화’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당시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화하고 인사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군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를 ‘육사 중심 인사라인의 구조적 해체’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인사기획관리과는 과장, 총괄, 장군인사팀장 등 핵심 보직을 대부분 육사 출신이 맡아왔다. 특정 출신이 인사 라인을 장기간 점유해온 구조가 균형성과 투명성을 저해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12·3 비상계엄 당시 인사 라인이 계엄 준비 인사와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인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편 필요성이 부각됐다. 계엄 선포 전후 장성 진급·보직 과정과 내부 문서 처리 등을 둘러싼 논란은 군 인사 운영의 폐쇄성과 책임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

문민 인사 라인이 주도한 최근 중장급 인사에서는 비육사 출신 진급자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이 포함됐고, 학사·학군장교 출신이 주요 작전 보직에 발탁되는 등 출신 다변화와 특기 다양화 흐름도 나타났다. 군수·인사·전력 분야 출신 장성이 군단장에 보직되는 등 기존 작전 특기 중심 구조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한편, 이번 직제 개편안에는 국방정책실 산하 ‘국제협력과’를 ‘국제평화협력과’로 변경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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