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17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제9차 당대회 대표자들에 대한 ‘대표증 수여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당·정 고위 간부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이번 당대회를 “전면적 국가 발전의 위대한 개척기를 열어온 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목표와 투쟁 지침을 책정하는 중대한 계기”라고 규정했다.
대표자들은 수여식 이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보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상과 영도를 강조하며 “당과 인민이 부여한 책무를 다해나갈 굳은 맹세를 가다듬었다”고 전했다. 이미 사망한 김일성과 김정일도 이번 9차 당대회 대표자로 선포됐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제9차 대회에 참가할 대표자들이 지난 17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경의를 표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사례를 보면, 제7차 당대회(2016년)는 대표자들이 5월 2일 평양에 도착한 뒤 5월 6일 개막했고, 제8차 당대회(2021년)는 2020년 12월 30일 대표증 수여식을 거쳐 2021년 1월 5일 개막했다. 이번에도 대표증 수여식이 진행된 만큼 개막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대회 이후에는 남측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가 연이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전례상 당대회 결정 사항을 헌법과 법률에 반영하기 위해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돼 왔다. 2021년에는 8차 당대회 종료 닷새 만에 최고인민회의가 열렸고, 2016년에도 약 50일 뒤 회의가 개최됐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의 관전 포인트는 헌법 개정 여부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국가적 지위 격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을 ‘국가수반’으로 지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김일성 사후 ‘영원한 주석’으로 결번 처리됐던 주석직을 부활시킬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2019년 두 차례 헌법 개정을 통해 국무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하도록 명문화된 만큼, 별도의 주석직 부활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북한의 이론지 ‘근로자’ 2024년 12월호는 국무위원장에 대해 “국가수반으로서 일체 무력에 대한 지휘통솔권과 국가사업 전반에 대한 지도권을 갖는다”고 명시한 바 있다.
또 다른 쟁점은 대남 노선의 제도화다. 북한은 2023년 12월 한국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는 노선 전환을 선포하고 법제화를 예고해 왔다. 2024년 10월 최고인민회의 개헌 이후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정한 헌법의 요구”라는 표현이 등장했지만, 개정 헌법 전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9차 당대회에서 당 규약에 ‘적대적 두 국가’ 방침을 명문화하고, 이어 최고인민회의에서 이를 헌법에 반영해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통일·민족 관련 조항 수정이나 영토·영공·영해 조항 신설 등 대남 정책의 구조적 변화가 뒤따를 수 있다.
제9차 당대회는 지난 5년을 결산하고 향후 5년의 국가 전략을 제시하는 동시에, 김정은 체제의 권력 구조와 대남 정책을 제도적으로 재정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대회 개막 시점과 이후 최고인민회의 일정, 그리고 헌법 개정 내용 공개 여부가 향후 한반도 정세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