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7회·장동혁 4회 '다주택자' 공방 격화…설 연휴 내내 SNS 설전

정치

뉴스1,

2026년 2월 18일, 오후 01:4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8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설 연휴 동안 다주택자 규제 문제를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면충돌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장 대표 간 '다주택자' 설전은 설 연휴가 시작하던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지속되며 뜨겁게 달아오른 분위기다. 이 기간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7개,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4개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으로서는 세제를 통한 부동산 정책을 깊이 고려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문제 해법의 방향성을 일정 부분 제시했다.

이틀 후인 23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와 관련해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재확인하면서 공급 확대 시그널도 드러냈다. 정부는 같은달 29일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골프장, 과천경마장 등 부지를 활용해 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1말2초' 1차전…李 "마귀에게 양심마저 빼앗겨"張 "국민은 마귀 아냐"
이 대통령의 'X 메시지'는 이런 흐름을 타고 연일 계속됐다. 특히 1월 25일에는 하루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내놓으며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때 이 대통령은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적었다.

장 대표가 다주택자 논쟁에 참전한 건 같은달 31일이다. 장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이 X에 올린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는 불가능할 것 같은가요? 부동산 정상화는 5000피, 계곡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는 글에 "언제는 대책이 없다더니 갑자기 훨씬 쉽다고 한다"며 "호텔경제학에 이은 호통경제학"이라고 비판했다.

두 사람 간 논쟁은 이달 초 한 차례 달아올랐다. 이 대통령은 X에 "날벼락 운운하며 정부를 부당하게 이기려 하지 마시고 그나마 우리 사회가 준 중과세 감면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란다"(2월 1일), "망국적 부동산 투기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 하시면 어떨까"(2월 2일),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것은 아니겠지요"(2월 3일), "집값 폭등에 고통받는 국민이 더 배려받아야 한다"(2월 4일) 등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진보정권 들어서면 집값 오른다' 부동산 시장의 오랜 공식인데 이재명 정권은 그 기록까지 깰 판"이라며 "대통령은 다주택자를 '마귀에 영혼을 판 사람들'이라고 공격하는데 청와대에도 내각에도 마귀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은 마귀가 아니고 진짜 마귀가 누구인지도 안다"며 "이 대통령의 부동산을 향한 분노는 아마 지방선거용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에도 X에 부동산과 관련한 글을 여러 차례 게시했지만 장 대표가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으면서 두 사람 간 논쟁도 소강상태를 보였다.

설 연휴 '2차전'…李 "특혜 회수, 상응 부담" 張 "애처로운 하수 정치"
그러다 지난 13일 장 대표가 글을 올리면서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 대통령이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에게만 대출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한가, 금융 역시 정의롭고 공평해야 한다"고 X에 적자, 장 대표는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이재명 공소취소 의원 모임'이라는 해괴한 사조직까지 만드는 민주당 의원들이 집 팔라는 대통령의 명령만큼은 끝내 지키지 않고 버티고 있다"며 "집안 식구들에게 무시당하면서 밤마다 엉뚱한 국민을 향해 호통치는 대통령의 모습이 국민의 눈에는 '안방 여포'처럼 보일 뿐"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12 © 뉴스1 허경 기자

그러자 이 대통령은 설 연휴 첫날인 지난 14일 장 대표의 입장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저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추구할 뿐 집을 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투자·투기에 주어진 부당한 특혜를 회수하고 상응하는 부담을 지게 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글 말미에 "저는 1주택이다. 직장 때문에 일시 거주하지 못하지만 퇴직 후 돌아갈 집이라 주거용"이라며 "다주택 매각권유는 살 집까지 다 팔아 무주택이 되라는 말이 아니니 '너는 왜 집을 팔지 않느냐', '네가 팔면 나도 팔겠다'는 다주택자의 비난은 사양한다"고 했다. 여기서 언급한 '다주택자'는 고향 모친 집과 서울 구로, 경기 안양, 충남 보령 등 총 6채의 주택을 보유한 장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이후에도 두 차례 더 글을 올리며 "장 대표께서 청와대에 오시면 조용히 여쭤보고 싶었던 게 있었다"라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이 대통령의 공개 질의에 장 대표는 직접적인 대응 대신 모친의 시골집 사진을 올리며 "명절이라 95세 노모가 살고 계신 시골집에 왔는데 대통령이 X에 올린 글 때문에 노모의 걱정이 크다"며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운다'"라고 적으며 에둘러 비판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17일 장문의 글을 올리며 본격적인 반박에 나섰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선동에 매진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참으로 애처롭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하다"며 "(다주택자를) 마귀로 몰아세우며 숫자놀음으로 국민의 배 아픔을 자극하는 행태는 하수 정치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어 "정작 대통령님은 퇴임 후 50억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분당 재건축 로또를 갖고 계시지 않느냐. 인천 계양에 출마하셨을 때 '팔겠다'고 몇 차례나 공언했던 아파트"라며 "대통령님의 불로소득은 주거권이고, 국민들의 생계형 주택은 적이냐"고 되물었다.

장 대표는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치솟는 물가를 다스리고 환율 대책을 세우고 대미 통상 협상에 직접 나서서 국가 경제 로드맵을 내놓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며 "이 천금 같은 시간에 고작 야당 대표 주택 수나 세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 용렬하기 짝이 없다"고 직격했다.

이 대통령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같은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박순찬 화백이 그린 '설마가 부동산 잡는 해'라는 제목의 만화를 게재, "재미있네요"라고 적기도 했다. 만화는 2026년 상징인 붉은 말이 '땅 투기'라고 적힌 돼지를 발로 밟는 장면을 담고 있다. 돼지의 말풍선에는 "설마 부동산 불패 신화가 죽을 리, 켁"이라는 글귀도 적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에는 장 대표의 입장이 담긴 기사를 링크하면서 "바람직하지 못한 투자, 투기용 다주택과 정당한 다주택을 묶어 편짜기 하는 것은 선량한 다주택자들을 이용하는 나쁜 행위"라며 "굳이 사회악을 지목해 비난해야 한다면, 그 비난은 나쁜 제도를 활용한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나쁜 제도를 만들어 시행한 정치인들이 받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장 대표는 재차 글을 올려 "대통령님의 SNS에 답하느라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었더니 노모가 한 말씀 하신다"라며 '핸드폰만도 못헌 늙은이는 어서 죽으야 허는디...'라는 모친의 발언을 전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를 겨냥한 듯 모친이 서울로 향하는 자신에게 "날 풀리면 서울에 50억 짜리 아파트 구경가기루 혔응께 그리 알어"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 오찬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2.12 © 뉴스1 이승배 기자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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