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4차례 대북 침투…정동영 "9·19 비행금지구역 복원 검토"(종합)

정치

이데일리,

2026년 2월 18일, 오후 06:37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8일 민간인의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공식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제도 정비와 함께 ‘9·19 남북군사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일부 조치의 선제적 복원을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안 입장발표’ 브리핑을 열고 “설 연휴 전 안보관계장관 간담회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포함해 기존 9·19 군사합의 일부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남측에 무인기 사태 재발방지책을 촉구한 지 닷새 만에 열렸다. 통일부는 북한이 향후 5년 대내외 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당 9차 당대회를 앞둔 점 등을 고려해 설 연휴 마지막 날 브리핑을 연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군·경 TF 합동조사 결과, 민간인 3명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북 무인기 침투를 총 4차례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첫 침투는 2025년 9월 27일 오전 10시50분경 강화도 불은면 삼성리에서 이뤄졌고, 이후 2025년 11월 16일, 11월 22일 오전 7시30분경, 2026년 1월 4일 0시50분경 추가 침투가 있었다.

이 가운데 2025년 9월과 2026년 1월 4일 무인기 2대는 북측 지역에 추락했고, 11월 두 차례 투입된 무인기는 개성 상공을 거쳐 파주 적성면으로 되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무인기 운용 혐의를 받는 오모 씨, 제작업체 대표 장모 씨, 대북전담이사 김모 씨 등 민간인 3명은 항공안전법 위반과 형법상 일반이적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정보사 현역 군인과 국정원 직원도 압수수색 이후 일반이적죄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통일부는 밝혔다.

정 장관은 “이들 행위는 이재명 정부의 평화 공존 정책에 찬물을 끼얹고 적대와 갈등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명백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무인기 관련 현안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정 장관은 재발 방지 대책으로 처벌 강화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비행제한공역에서 미승인 무인기 비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남북관계발전법에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항공안전법 제161조(비행제한공역에서의 미승인 무인기 비행) 처벌을 현행 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통일부는 접경지역 지자체와 협력해 ‘평화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접경지역 시장·군수협의회와 관계기관이 함께하는 ‘접경지역 평화안전 연석회의’ 설치·운영을 통해 무인기·전단 등 평화 침해 행위에 대한 예방·대응을 강화하고 피해 지원과 보상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 시기 군의 대북 무인기 침투에 대해서도 “지난 정권의 무모한 군사적 행위였지만, 윤석열 정부의 무인기 침투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통일부 장관으로서 북측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감 표명 배경에 대해 “이번 민간 무인기 침투 사건과 윤석열 정부 때 드론작전사령부가 주도한 사건이 겹쳐 있어 계기성 차원에서 유감 표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장관은 9·19 남북군사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선제적 복원에 대해 국방부도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관계부처 간 충분한 협의·조정이 이뤄졌다”며 “적절한 시점에 (복원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9·19 군사합의 복원 추진이 “정부 입장”임을 거듭 강조했다.

9·19 군사합의에 따라 비행금지구역이 복원될 경우, 무인기는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동부 15㎞·서부 10㎞ 구간에서 비행이 금지된다. 다만 남측이 선제적으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할 경우 무인기를 활용한 대북 감시·정찰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향후 실제 복원 발표와 후속 조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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