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과거 정부가 시장에 진 이유

정치

이데일리,

2026년 2월 19일, 오전 06:01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그러나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쓴 문구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에서 시장은 ‘시장 원리’를 뜻할 것 같다.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라는 말은 ‘정부 규제와 제도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상징한다. 부동산 정책도 이 같은 믿음에 기인하고 있다.

좀 뜬금없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많은 정치 평론가들이 문재인 정부와 현 정부를 비교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부동산 시장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믿음을 가졌다.

그 믿음의 시작은 맞았다. 끝이‘틀린 결말’로 귀결됐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당시에는 딜레마적 상황이 컸다. 코로나19 충격을 이겨내기 위한 ‘급진적’ 통화 정책을 운용하면서 규제로 부동산 시장 가격을 잡아야 했다. 급속하게 오르는 부동산 가격에 편승하려는 욕망도 들끓었다. 원성은 정부를 향했다.

물론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어느정도’ 효용성을 보였다. 코로나19 도래 전 2019년말까지는 그랬다. KB부동산 자료를 기초로 환산해본 결과, 2017년 5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월평균 0.64%였다. 2019년만 놓고 봤을 때는 안정화되는 측면이 있었다. 마이너스 구간(2019년 1월 ~ 2019년 6월)까지 존재했다.

잡혀갈듯 보였던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2020년 코로나 충격으로 바뀌었다. 정부는 급속한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확장재정을 해야 했다. 월평균 통화량(M2 기준) 증가율은 그전(2019년 1월 ~ 2019년 6월) 0.53%에서 코로나 2년간(2020년 1월 ~ 2021년 12월) 0.93%로 늘었다. 거의 2배다.

급격한 통화량 증가는 자산시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때(2020년 1월 ~2021년 12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월평균 1.14%를 기록했다. 규제로 버티던 자산시장 둑은 무너졌다. 가계대출 규제 등 보완 대책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했다.

단위 %
바통을 이어 받은 이재명 정부도 상황은 비슷하다.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만 구조적 저성장 상황에 처해 있다. 경기를 살리면서 들썩거리는 부동산 가격을 잡아야 한다. 딜레마적 상황에 이 대통령은 시장과 직접 소통하며 본인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다.

사실 또 그래야 한다. 부동산 시장의 조짐이 만만치 않아서다. 지난 6월 이후 약 7개월간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월평균 상승률은 1.15%로 계산된다. 그나마 1월 들어 서울 지역 월평균 상승률이 1% 밑으로 떨어졌다.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

월평균 통화량 증가율은 문재인정부(0.70%)보다는 낮지만 박근혜정부(0.61%), 노무현정부(0.57%)와 엇비슷하다. 통화량 증가치가 부동산 가격의 절대기준은 될 수 없지만 유념하게 봐야할 부분이다. 그 속도가 자산시장의 방향을 가리켜서다. 게다가 시장에는 ‘서울·수도권 부동산 불패’라는 강력한 믿음이 있다. 커져가는 수도권·지방 격차 속에 이 믿음은 완고해지고 있다.

‘흐름을 거스르듯’ 부동산시장을 잡기 위해서라면 성장률의 일부 희생을 감수하거나, 강력한 세제·규제 정책에 따른 지지층 이반까지 각오해야 할 것 같다. 시장이 어려운 이유다.

원데이터 출처 : KB부동산, KOSIS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