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장동혁 대표는 별도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최보윤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2시께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1심 선고 이후 여러 분들이 의견을 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장 대표가 입장을 내는 시기는 내일 아침 일찍이 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당일 메시지를 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여러 분들이 의견을 많이 낼 것으로 보여 그런 것들도 고려하고 정리된 입장을 낼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오늘 선고가 나면 간단히 당의 입장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조광한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장동혁 대표는) 오늘은 (입장 표명을) 안 하고 내일 할 것”이라며 “기자회견을 내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1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1심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온다면 당 대표로서 그에 대한 입장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당 대표로서 그에 맞는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 선고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룬 것은 그만큼 입장 표명을 분명하게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는 23일이면 지방선거가 100일로 다가온 상황에서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인 ‘윤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이럴 경우 장 대표의 지지기반인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살 수가 있어서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1월 ‘이기는 변화’를 내건 기자회견에서도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겠다’, ‘잘못된 과거와의 결별’ 등의 표현을 쓰며 사실상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그었지만, 명시적으로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말하지는 않았다.
대신 이날 송언석 원내대표가 입장문을 통해 “우리 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의 유죄 판결에 책임을 통감하며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국민의힘은 이번 판결의 역사적·정치적 의미를 깊이 성찰하면서 헌정질서를 위협하고 파괴하는 과거, 현재, 미래의 그 어떠한 세력, 어떠한 행위와도 단호히 선을 긋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민수 최고위원이 “많은 국민께서 이번 재판(윤 전 대통령 1심) 과정이 과연 헌법과 법치주의의 원칙에 충실했는지 묻고 있다”면서 “형사법 절차가 정치적 목적이 수단이 되거나 정치 논리에 흔들려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내 소장파와 원외에서는 절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국민의힘 초재선이 주축이 된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무기징역 선고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여러분께 다시한번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힌 뒤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공식 선언하고, 상응하는 행동을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비상계엄으로 뜻하지 않게 충격과 혼란을 겪으셔야 했던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절윤을 얘기하면 분열이 생긴다고 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것은 분열이 아니라, 곪은 상처 부위를 도려내고 새살을 돋게 하기 위한 과정이다. 절윤은 피해갈 수 없는 보수의 길이다. 비록 고통스럽더라도 저는 그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런데 아직도 국민의힘은 민심으로부터 갈라파고스처럼 고립된 윤석열 노선(계엄 옹호, 탄핵 반대, 부정선거)을 추종하는 시대착오적 당권파들에게 지배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을 계기로 이제, 내란죄로 단죄된 윤석열 노선을 추종해온 사람들이 더 이상 제1야당을 패망의 길로 이끌게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이 판결은 무겁되, 마땅하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진정으로 직시해야 할 것은 판결문 너머에 있다“면서 ”오늘의 선고가 보수진영에 뜻하는 바는 하나이다. 적수공권(赤手空拳)—맨손으로, 겸손하고 소박하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를 감옥에 보내는 것을 정치의 성과인 양 내세우던 한탕주의, 검찰권력에 기생하던 정치 계보는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