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 바꿔도 尹은 그대로…장동혁 선택에 다시 '갈등 속으로'

정치

뉴스1,

2026년 2월 21일, 오전 07:05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 전 인사를 하고 있다. 2026.2.20 © 뉴스1 신웅수 기자

6·3 지방선거를 약 100일 앞두고 장동혁 지도부가 '확장'보다 '결집'을 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중도층을 향해 노선을 틀기보다 기존 핵심 지지층을 붙잡은 것이다.

당명 변경이라는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만큼은 '정리'가 아닌 '연대'를 택하면서 당내 노선 갈등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 다음 날인 20일 기자회견을 열고"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그러나 1심 판결은 이런 주장을 뒤집을 충분한 근거와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사법부 판단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의 사과·절연 요구에도"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하는 세력,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오히려 이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는 실체가 불분명한 중도층을 좇아 무리하게 노선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탄핵과 정권 교체 이후 상처 입은 핵심 지지층부터 다독이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산토끼를 잡으러 집을 나섰다가 그나마 지키고 있던 집토끼마저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무턱대고 중도층을 잡겠다며 보수 색채를 줄이면 기존 지지층마저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지도부 인사는 "민주당은 뻔뻔할 정도로 자기 편을 지키는데 우리도 최소한의 당당함은 있어야 한다"며 "내란 1심 판결이 나오자마자 '나 죽었소' 하는 게 과연 중도 확장인지비겁함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기조의 배경에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당 주류의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한 TK 의원은 "우리 지지층부터 단단히 뭉쳐 정부·여당과 싸워야 지지율도 오른다"며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분란만 키우는 일이다. 지금은 당을 정비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동시에 당명을 바꿔 쇄신과 변화를 도모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윤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국민의힘을 벗고 새 출발하겠다는 게 당의 설명이다. 당명 후보군은'미래연대', '미래를여는공화' 등 두 개로 압축된 것으로 전해졌다.이달 중 당명을 확정해 3·1절에 맞춰 새 당명이 적힌 현수막을 전국에 내거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노선 갈등은 다시 당내 균열을 키우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의원총회를 열고 장동혁 지도체제와 윤 전 대통령 1심 판결에 대한 당의 입장, 친한계 징계 논란과 당의 향후 노선 등을 놓고 격론을 벌일 예정이다.

친한(한동훈)계 인사들에 대한 징계 문제도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장 대표를 끊어내지 않으면 보수가 죽는다"며 "장 대표가 '우리가 윤석열이다'라고 윤석열 노선을 분명히 했다"고 비판했다.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은 배현진 의원은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우재준 최고위원은 공개적으로 징계 취소를 요구했다. 지도부는 23일 최고위에서 관련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지만,징계가 번복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장의 불안감은 상당하다. 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 유세에서는 당색인 빨간색이 아니라 흰 옷을 입어야 할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듬해 치른 2018년 지방선거보다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다만 당내에서는 장 대표의 거취를 당장 문제 삼기보다는 '일단 선거를 치른 뒤 책임을 묻자'는 기류가 우세하다.

한 초선 의원은 "비대위로 전환한다고 해도 누가 비대위원장을 맡겠느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도 "선거가 끝난 뒤까지 조용히 넘어갈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결과에 따라 책임론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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