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주문진항에 복어가 가득차 있다.(사진=연합뉴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안강망(鮟鱇)’이다. ‘안강’은 아귀를 뜻하는 일본어다. 커다란 아귀가 입을 쩍 벌리고 있다가 들어오는 물고기를 통째로 삼키듯 조류가 강한 곳에 사각뿔 모양의 큰 그물을 설치해 고기를 잡는 방식에서 유래했다. 해양수산부는 이 암호 같은 이름을 버리고 조업 방식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살린 ‘고정자루망어업’으로 순화하기로 했다.
멸치잡이로 익숙한 ‘기선권현망’ 역시 뼈아픈 과거를 품고 있다. 여기서 ‘권현(權現)’은 일본 히로시마의 한 어촌에서 모시는 ‘바다신’의 이름이다. 지난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우리 어민들은 일본 신의 이름을 빌려 멸치를 잡아온 셈이다. 이 명칭은 이제 ‘기선선인망어업’이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된다.
이번 용어 정비는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국민의 목소리를 담았다. 해수부는 작년 11월 ‘국민생각함’을 통해 대국민 투표를 진행했고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명칭을 최종 선정했다.
이미 2024년에는 독도 인근의 황금어장으로 불리던 ‘대화퇴(大和堆)’ 어장을 ‘동해퇴’로 바꾸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대화’가 일본을 의미하는 ‘야마토’를 뜻하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관행적으로 어렵게 사용됐던 수산용어를 누구나 이해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용어 순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새롭게 바뀐 이름들은 앞으로 관계 법령 개정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제 수산시장에서 ‘고정자루망 배 들어왔나요’라고 묻는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