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990년대 일본 자산버블 붕괴와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먼저 거론하며 “문제는 가격 수준이 아니라 가격과 신용이 결합된 방식”이라고 단언했다. 두 사례 모두 부동산·주택 가격 변동이 담보대출과 레버리지를 통해 금융 시스템으로 전이되며 위기를 증폭시켰다는 취지다.
김 실장은 이를 근거로 “주택 문제는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가격은 구조의 산출물일 뿐”이라며 신용질서 재정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일본 사례에 대해서는 “부동산 담보대출의 과잉 축적이 가격 하락과 동시에 은행의 부실채권 급증으로 이어져 장기적인 신용 수축”을 초래했다고 적었다.
미국 금융위기 역시 “주택가격 상승을 전제로 확장된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그 증권화 구조가 가격 하락과 함께 연쇄적 신용 경색을 유발”했다고 했다. 그는 “두 사례는 공통적으로 자산가격 변동이 신용 시스템을 통해 거시경제 위기로 증폭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썼다.
이어 김 실장은 오늘날 주택시장을 “단순한 재화시장이 아니라 신용을 매개로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는 자산시장”으로 규정했다. 특히 아파트는 담보가치 산정이 쉽고 거래가 표준화돼 “신용과 가장 밀접하게 결합된 자산”이라며, “상승기에는 대출 확대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상승한 가격이 담보가치를 높여 추가 대출을 유도하는 고리가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하락기에는 “이 고리가 역으로 돌아 금융기관 대차대조표를 압박하고 실물경제에 충격을 준다”고 했다. 그는 “핵심은 가격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레버리지가 가격 변동을 시스템 리스크로 증폭시키는 구조에 있다”는 대목이다.
김 실장은 비거주 다주택 매입 레버리지의 위험을 외부효과로 봐야 한다고도 했다. 상승기의 수익은 개인에게 귀속되지만 하락기의 손실은 금융기관 건전성 저하와 신용 위축을 통해 사회 전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다주택자 레버리지가 임대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온 현실도 함께 짚었다. 김 실장은 “투자 목적 레버리지를 축소한다면 그 공백을 무엇으로 대체할지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며, 기관형 장기 안정 임대 사업자 육성, 공공·준공공 임대 확대, 거주 목적 장기 고정금리 금융의 체계적 공급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실장은 “정책의 책임은 가격 수준을 인위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 변동이 금융 시스템의 연쇄 불안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경로를 관리하는 데 있다”며 “유동성 안전장치와 만기 구조 관리는 ‘가격 방어’가 아니라 ‘신용 경색 차단’ 장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용의 질서는 투기적 기대를 증폭시키는 구조가 아니라, 거주 안정과 금융 건전성을 동시에 지탱하는 구조로 이동해야 한다”고 썼다.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도시공사에서 열린 ‘광주 군 공항 이전 6자 협의체’ 1차 회의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공적 신용의 질서와 주택시장>
주택 문제는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가격은 구조의 산출물일 뿐이다. 보다 근본적인 질문은 가격이 형성되는 방식, 특히 가격과 신용이 어떤 방식으로 결합하고 있는가에 있다. 오늘날의 주택시장은 단순한 재화시장이 아니라 신용을 매개로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는 자산시장이다.
주택 가격은 기대수익과 할인율의 함수다. 그러나 차입이 허용되는 순간, 기대는 실질적인 매입 능력으로 전환된다. 특히 담보가치 산정이 용이하고 거래가 표준화된 아파트는 신용과 가장 밀접하게 결합된 자산이다. 상승기에는 확대된 차입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상승한 가격은 다시 담보가치를 높여 추가 대출을 유도한다. 하락기에는 이 고리가 역으로 작동하며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를 압박하고 실물경제에 충격을 준다. 핵심은 가격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레버리지가 가격 변동을 시스템 리스크로 증폭시키는 구조에 있다.
비거주 다주택 매입의 레버리지는 외부효과의 틀에서 이해해야 한다. 상승기의 수익은 사적으로 귀속되지만, 하락기의 손실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저하와 신용 위축을 통해 사회 전체로 전이될 수 있다. 수익은 개인에게 남고 위험은 구조적으로 사회화되는 비대칭이 발생한다. 이는 개별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이 집합적으로는 시스템 리스크를 축적하는 전형적인 경로다.
이 구조는 이미 역사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1990년대 일본의 자산버블 붕괴는 부동산 담보대출의 과잉 축적이 가격 하락과 동시에 은행의 부실채권 급증으로 이어지며 장기적인 신용 수축을 초래한 사례다. 가격 조정 자체보다 더 치명적이었던 것은 담보가치 하락이 금융기관의 자본을 훼손하고 대출 여력을 구조적으로 위축시켰다는 점이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역시 본질은 유사했다. 주택가격 상승을 전제로 확장된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그 증권화 구조는 가격 하락과 함께 연쇄적 신용 경색을 유발했다. 문제는 가격 수준이 아니라 가격과 신용이 결합된 방식, 그리고 그 레버리지가 금융 시스템과 얼마나 밀착되어 있었는가였다. 두 사례는 공통적으로 자산가격 변동이 신용 시스템을 통해 거시경제 위기로 증폭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은행 신용은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예금자 보호제도라는 공적 안전망 위에서 작동한다는 점에서 제도적 공공성을 가진다. 투자 목적의 레버리지가 금융 불안으로 전이될 수 있다면, 그 위험은 사적인 영역에만 머물 수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 구조를 재편하는 일이다. 자산 가격은 “앞으로도 동일한 조건으로 신용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반영한다. 투자 목적 주택 매입에 대한 위험가중치 조정, 비거주 다주택 대출의 단계적 LTV 축소, 만기 구조의 차등화와 같은 신호가 일관되게 축적될 경우 기대수익률은 재평가된다. 레짐 전환은 세부 규정의 변화가 아니라, 투자 목적 레버리지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방향성에 대한 신뢰에서 시작된다.
다만 한 가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현재의 구조에서 다주택자의 레버리지는 신규 주택 유효수요와 임대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투자 목적 레버리지를 축소한다면 그 공백을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무주택 가구의 중장기적 주거 안정을 제도적으로 담보하지 못한 채 레버리지만 축소한다면, 구조 전환은 또 다른 불안을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신용 재정렬은 임대 공급 구조의 재편과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장기 안정 임대를 제공하는 기관형 사업자의 육성, 공공·준공공 임대의 확대, 거주 목적 장기 고정금리 금융의 체계적 공급은 대안적 축이 될 수 있다. 투자 목적 단기 차익을 전제로 한 신용과 달리, 장기 임대와 거주 안정에 결합된 신용은 가격 변동을 완충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세제·금융·공급 정책의 정합성은 여기에서 핵심적이다. 레버리지를 줄이는 정책과 안정적 임대 기반을 확충하는 정책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동일한 방향을 향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구조 재설계 과정에서 가격 조정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목표가 아니라 귀결이다. 정책의 책임은 가격 수준을 인위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 변동이 금융 시스템의 연쇄 불안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경로를 관리하는 데 있다. 유동성 안전장치와 만기 구조 관리는 가격 방어가 아니라 신용 경색을 막기 위한 장치여야 한다. 가격 변동은 시장의 영역이고, 시스템 안정은 정책의 책임 영역이라는 구분은 분명해야 한다.
질문은 단순하다. 신용 팽창의 중심에 있는 아파트와 비거주 다주택의 레버리지 의존 구조를 지금처럼 유지하는 것이 과연 지속 가능한가. 공적 기반 위에서 작동하는 신용 질서는 거주 안정과 거시적 안정성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재정렬될 필요가 있다. 전환은 점진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방향은 선명해야 한다.
신용의 질서는 투기적 기대를 증폭시키는 구조가 아니라, 거주 안정과 금융 건전성을 동시에 지탱하는 구조로 이동해야 한다. 지금은 가격을 논쟁할 시점이 아니라, 신용의 원칙을 명확히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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