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혁신 서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2.23 © 뉴스1 황기선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대신 '동행'을 택한 이후 당내 비판론이 거세지고 있다. 당 지지율은 지도부 출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윤석열 지우기' 일환으로 추진하던 당명 개정도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졌다. '절윤'(윤 전 대통령에 대한 절연)을 둘러싼 노선 갈등이 지방선거를 100일 앞둔 당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국회에서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지도부는 당명 변경 연기 설명과 행정통합 논의에 2시간 넘는 시간을 할애했다.개혁파 의원들 사이에선 '입틀막 의총', '시간끌기', '꼼수' 등 불만이 터져 나왔다.
배현진 의원은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오늘도 여론조사에서 대폭락한 걸로 아는데 이런 한가한 시기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지아 의원도 "우리 당이 어떻게 가야할 지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논의하지 않고, 의총 순서를 짠 것 자체가 의도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진행 방식에 유감을 표했다.
의총에서는 노선 전환과 지도부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분출했다. 6선의 조경태 의원은 "내란수괴범 윤석열과 절연하지 않으면 참패한다"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내란수괴범 윤 전 대통령의 심장부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당을 제대로 끌고 갈 자신 없으면 스스로 내려오는 것이 맞다"고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의총장 밖에서도 비판은 이어졌다.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장동혁 지도부가 윤어게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당이 망해도 당권만 쥐고 있으면 그만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소장·개혁파 모임 대안과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도 KBS라디오에서 "장 대표 스스로가 윤어게인의 몸통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절윤을 요구하는 세력들을 오히려 배제하는 입장을 내는 것을 보면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대안과미래는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어게인 수호 노선으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 맞는지 국회의원 비밀투표와 전 당원 투표도 제안하기로 했다.
모임 소속 조은희 의원은 "지금 가장 급한 건 '윤어게인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다"라며 "당대표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당원들에게도 물어보고 의원들도 거수기로 만들지 말고 의견을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센 비판에 장 대표는 의총에서 "강성 지지층 일부에 휩쓸려 의사결정한다는 식의 오해나 걱정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모든 여론조사를 세부 요인까지 잘 종합해 꼼꼼히 보면서 의사결정을 해왔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또 "회견문전체를 읽어봐 달라. 대표로서 고민과 생각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당 지도부는 지지층을 상대로 한 내부 여론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상당수를 차지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윤 전 대통령 문제는 선거 전략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지도부 관계자는 "당원들 사이에는 여전히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연민이 많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하면 지지율이 즉각 빠지고, 친한(친한동훈)계를 정리하면 지지율이 오르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개혁파와 당권파 사이의 노선 갈등에 당 지지율은 장동혁호 출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9~20일 실시한 조사(자동응답,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3.5%p 하락한 32.6%를 기록했다.지난해 8월 첫째주(30.3%) 이후 6개월 여 만에 최저치다.
당의 구심력이 약화되면서 대여 투쟁에도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7일부터 국회 본관 앞에서 ‘3대 특검 추진’을 요구하는 무기한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론의 주목도는 높지 않다. 지도부를 둘러싼 노선 갈등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쟁 메시지마저 분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지우기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당명 변경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당초 설 명절 직전까지만 해도 당명과 당색, 로고까지 전부 바꾸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지만, 선거를 앞두고 당명을 바꾸는 데 따른 혼선과 부담을 고려해 개편 시점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특히 변경할 당명의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됐던 '미래연대' '미래를여는공화당'에 대한 선호도도 크지 않았다고 한다.
국민의힘이 탄핵 10개월이 지나도록 절윤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선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서울 시내 구청장 후보들과 경기도 기초단체장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일반 국민의 정서와 너무나도 다른 입장을 당이 계속 견지한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TK(대구·경북) 지역 외에는 거의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ngela020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