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표법 처리 초읽기…범여권 개헌 드라이브 본격화

정치

이데일리,

2026년 2월 25일, 오후 07:10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개헌 사전 절차’인 국민투표법 개정안의 본회의 의결이 임박하면서 범여권을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을 담는 데 범여권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힘의 동참 여부가 주목된다.



◇‘5·18 헌법 전문 수록 행사’…정청래 등 범여권 총출동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개헌 촉구 국민결의대회’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외에 진보당·기본소득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국회의장을 포함한 범여권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우 의장은 “(지난해 12월3일)국회의원들이 담을 넘고 모여서 비상계엄을 해제하는 역사는 5·18 정신이 만들었다. 이제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확실히 넣어야 될 때가 됐다”며 “국회에서 국민 1만2000명을 대상으로 개헌 여론을 조사하니 국민들은 압도적인 수치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자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518정신 헌법전문수록 개헌 촉구 국민결의대회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및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는 당 대표들에게 당내에 헌법을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달라고도 촉구했다. 우 의장은 “개헌은 개헌특위에서 만들어 논의해야 한다”면서도 “제대로 되려면 각 당이 개헌을 논의하는 단위를 만들고 거기에서 숙의를 통해 안을 제출해야 한다. 딱 필요한 것만 정리해서 누구도 반대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5·18 민주화 정신을 헌법에 넣자고 하는 것은 광주 사람만 좋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두가 잘 살아 보자는 것”이라며 “5·18이 없었다면 87년 6월 항쟁도 없었다. 5.18 정신을 헌법 수록에 넣자는 것을 반대하는 국민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조국 혁신당 대표도 “민주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과 함께 힘을 합쳐 6월3일에 지방선거 투표 외에 원포인트 개헌 투표 용지가 하나 더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지방선거와 같이 개헌투표를 하게 되면 별도의 선거가 필요 없기에, 1000억원의 국민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3차 상법개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개헌 사전 절차’ 국민투표법 개정, 내달 1일 의결 임박



범여권을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다시 본격화 되는 이유는 국민투표법 개정 의결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국민투표법 개정안은 오는 28일 본회의에 상정된 후 국민의힘 필리버스트(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끝나는 다음달 1일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투표법 개정이 개헌 사전 절차인 이유는 현행법으로는 국민투표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제한하는 현 국민투표법 제14조제1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15년까지 이를 보완한 개정안 마련을 요구했으나 그동안 국회는 이를 개정하지 않고 11년 이상 방치했다.

지난 23일 국민투표법 소관 상임위인 행안위는 범여권 주도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행안위는 소위 논의도 생략한 채 개정안을 신속 처리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진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개헌 내용 논의 험난할 듯…‘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 통과



다만 여야 강대강 대치 상황에서 개헌 논의가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국민의힘은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행안위에서 날치기 통과됐다며 필리버스터를 예고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가 국민투표법을 강행처리했다”며 “이 국민투표법을 법안심사소위도 거치지 않고 군사 작전하듯이 광속으로 통과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내용과 관련해 “선관위의 권한을 확대하고, 국민들의 비판을 입틀막 하기 위한 내용이 이번 개정안에 포함됐다”고 힐난했다.

범여권은 ‘5·18 헌법 전문 수록’ 등 최소한의 내용만 담는 ‘원포인트 개헌’을 예고했으나 이 역시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23년 당시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공개적으로 반대했었다. 현재 야당 내 다양성이 더 위축된 상황이라 논의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아울러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헌법에 국회의 비상계엄 승인권을 부여하는 내용 역시 국민의힘의 반대가 예상된다. 개헌을 위해서는 국민투표에 앞서 국회에서 재적의원의 3분의 2(200명)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에 국민의힘 의원 107명 중 7명 이상이 동참해야 한다.

민주당은 다소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 대표의 5·18정신 헌법 전문수록 행사 참석과 당의 개헌 추진 일정은 크게 관련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개헌 관련 국민의힘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계속 설득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회는 자사주 의무소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범여권 주도로 통과시켰다. 이어 국회는 판사나 검사 등이 법을 왜곡해 판결 또는 사건을 처리하면 10년 이하의 징역형 등으로 처벌하는 법왜곡죄(형법 개정안) 등도 상정했다. 개정안에는 간첩죄의 적용 대상을 현행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야당의 필리버스터로 인해 형법 개정안은 24시간 뒤에 처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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