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기갑부대 기동로 개척도 AI가…공병전투 작전 현장 가보니

정치

이데일리,

2026년 2월 26일, 오후 03:13

[양평(경기)=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뢰지대 개척은 언제나 가장 위험한 임무였다. 기계화부대의 기동로를 열기 위해 공병들이 먼저 나서 주변 적을 정찰·격멸하고, 지뢰를 식별한 뒤 개척 장비를 투입했다. 그 과정에서 인명 피해 가능성은 늘 전제처럼 따라붙었다.

하지만 26일 경기도 양평종합훈련장에서 진행된 개척 작전은 풍경이 달랐다. 드론이 날고, 인공지능(AI)이 표적을 가려내고, 로봇이 확인했다. 병력은 안전이 확보된 뒤 투입됐다.

이날 훈련에서 8대의 소형 정찰드론이 먼저 떠올랐다. 드론이 전송하는 영상은 후방 통제소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화면 속 장애물 지대와 의심 표적이 붉은 테두리로 표시되자 통제 요원의 손이 분주해졌다. 위협이 확인되자 다른 기동로로 접근하던 K21 전투장갑차들이 일제히 표적을 향해 사격했다. 다시 드론이 투입돼 전투피해를 평가했다.

이어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탑재한 소형전술차량의 엄호 속에 장갑차 한 대가 천천히 전진했다. 드론과 로봇, RCWS를 통합 운용하는 AI 기반 공병전투차량 K-CEV(Korea Combat Engineer Vehicle)였다. 사람이 타지 않은 K-CEV는 원격 운용으로 적진에 진입했다. 병력은 여전히 전방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위험 지역은 무인체계가 먼저 진입해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

26일 양평종합훈련장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장애물지대에 접근한 K-CEV와 정찰드론이 인접지역을 정찰한 뒤, 폭발물탐지제거로봇이 다족보행로봇과 함께 기동로 상 적 지뢰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육군)
이번 훈련은 대한민국 육군이 추진 중인 ‘아미 타이거 플러스(Army TIGER+)’ 개념을 현장에서 구현한 자리다. 기존 Army TIGER를 넘어 AI·데이터, 드론·대드론, 로봇, 사이버·전자전 능력을 핵심 전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K-CEV는 K21 전투장갑차 기반 플랫폼에 AI 기반 복합형 RCWS, 360도 상황인식장치, 폭발물탐지제거로봇, 근거리 정찰드론을 통합한 유·무인 운용 장비다. 차체 상단 정찰드론이 인접 지역을 재확인했고, 360도 상황인식장치가 주변 위협을 탐지했다. 운용 인원은 후방에서 원격으로 상황을 통제했다.

AI 기반 자동표적탐지 기능이 적용된 RCWS가 위협 표적을 자동 식별하자, K4 고속유탄기관총과 K6 중기관총이 원격으로 제압 사격을 실시했다. 이후 분리된 폭발물탐지제거로봇이 기동로 상 지뢰 매설 여부를 확인했다. 장애물 개척 단계에서는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투입돼 통로를 열었다. 통로 전방은 무인수색차량이 정밀 탐색했고, 초소형 자폭드론이 은폐 표적을 제거했다. 그제서야 돌파소대가 전진했다.

K-CEV 내에서 운용인원이 폭발물탐지제거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하고 있다. (사진=육군)
후방 통제소 내부는 또 다른 전장이었다. 드론 영상, 차량 센서 정보, 표적 데이터가 하나의 화면에 통합됐다. 표적 탐지와 위협 분류 상당 부분이 자동화돼 있었다. 부대 관계자는 “기존 개척 작전에 비해 드론과 K-CEV를 활용한 작전 시간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위험 지역에 병력이 직접 노출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K-CEV 시범 운용 결과를 토대로 성능을 보완해 향후 전력화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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